[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무한 비방전’이 시작됐다. 전장의 선두에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두 거대정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섰다. 각당의 ‘정책보따리’가 밑천이 드러내는 가운데, 선거 막판 ‘무당파 부동층’의 표심을 끌어오려는 포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후보 간 대립을 넘어선 중앙당 차원의 ‘저격’은 정책대결 정신을 흐리는 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부터 이날까지 9일 동안 배포된 새누리당의 보도자료를 분석한 결과, 야권 후보 혹은 주요인사의 실명을 제목에 거론하며 직접 비판한 논평은 총 23건에 이른다. 같은 기간 더민주 역시 총 21건의 실명거론 비판 논평을 게재하며 맞불을 놨다. 이들 양당의 논평은 대부분 상대 진영 후보의 고소ㆍ고발 사실을 알리거나 말실수를 확대하는 데 집중됐다.
‘선관위는 양치석 새누리당 후보의 재산누락 건을 즉각 검찰 고발하라’는 더민주의 공격에 ‘강창일 더민주 후보의 재산이 더 궁금하다’며 새누리당이 대응하는 식이다. 이 외에도 양 당은 ‘선관위로부터 고발당한 박찬우 새누리당 후보, 정치인이 될 자격이 있나(더민주)’, ‘윤호중 더민주 후보 고발장 접수, 검찰은 진실을 명확히 밝혀야(새누리당)’ 등의 보도자료를 경쟁적으로 배포했다.
문제는 국내 정치를 양분한 두 당의 이 같은 행태가 현행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국민들이 원하는 ‘정책대결’과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 형법은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한다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고, 이에 따라 피의사실 역시 함부로 공표할 수 없다. 표심 공략에 다급한 여야가 흑색선전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상대 당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분석ㆍ비판하거나 대안을 담은 여야의 논평은 각각 3건(새누리당), 2건(더민주)에 불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