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두 번째 기회’. 도도한 여고생 유라헬(상속자들)은 긴 머리를 짧게 자르고, 진짜 여군이 됐다. 특전 사령관의 딸, 계급을 뛰어넘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군의관 유명주다. 김지원은 ‘태양의 후예’(KBS2)를 통해 김은숙 작가와 한 번 더 만났다.

“연락을 받고 너무나 얼떨떨했어요. 저한테 오리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작가님의 연락을 받자마자 5분도 안 돼 결정했어요.”

주인공들의 나이가 30대로 설정된 드라마에서 스물넷이 된 김지원은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송중기 송혜교 진구, 쟁쟁한 선배들과 김은숙 작가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군인이라고 남자처럼 억지스럽기 보단 사랑스럽고 예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미 촬영을 다 마치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드라마를 보는 요즘이다. “모니터를 하며 반성 아닌 반성을 하고 있어요.” 최선을 다 한다고 했는데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니,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고 한다.

‘학생멜로’를 보여줬던 ‘상속자들’ 이후 다시 만난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를 통해 김지원은 보다 성숙한 감정을 그려가고 있다. 캐릭터는 군의관이지만,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 “성인멜로의 감정”에 집중하고 있다.

“진구 선배님과 윤명주 서대영의 캐릭터와 감정선을 어떤 톤으로 그려야 할지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진구 선배님이 제겐 활력소였죠. 구원커플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100% 제가 해냈다기 보단 대본에 적혀있는 무수히 많은 감정들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한 부분이 비친 것 같아요.”

예쁘고 발랄한 송송커플과 달리 구원커플은 절절하고 애틋해 도리어 현실적인 공감대를 형성한다. “서대영이라는 캐릭터, 그 남자의 묵직함 때문에 구원커플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송송커플과 주변 인물들이 있었기에 구원커플이 더 애틋해보일 수 있는 것 같고요.”

사실 김지원은 자신이 연기하는 윤명주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한다. “나라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도 해봐요. 닥쳐봐야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윤명주는 본인을 드러냄에 있어 거리낌이 없어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고, 밀당 없이 직진하죠. 거름막이 없는 사람이에요.”

김지원은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질문 하나 하나를 곱씹으며 단어의 의미를 생각한 뒤 천천히 한 마디씩 이어간다.

“실제 성격은 아직 알아가는 중이에요. 성격이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고 그렇더라고요.(웃음)” 쉬는 날엔 조용히 집에 머문다. 강아지들과 놀고, 아기들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책을 보다가 예전 대본들을 뒤적거리는 것 정도가 김지원의 일상이다. “저를 정의내리긴 어렵지만 제 감정에 대해 거름막 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힘들더라고요.”

CF 한 편을 통해 ‘오란씨걸’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업계에 발을 들였다. 열여섯에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데뷔 5년차가 됐다. “일을 하면서 많이 신중해졌어요. 연기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에서 시작한 건 아니에요.자의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했기 때문에 부족함도 많이 느꼈죠. 지금은 한참 배워야 하는 때인 것 같아요. 전 느린 편이에요. 노력해야 할 부분이 아직 많아요.”

시간을 쌓으니 연기에 대한 욕심이 늘고 있는 요즘이라고 한다. 여느 베테랑들과 달리 아직은 자신을 포장하는 법을 배우지 않아 칭찬에도 스스로를 드러내는 질문에도 부끄러운 기색을 비춘다. “제 장점이요? 으아…장점에 대해 물을 때, 이게 정말 장점이 맞나 되묻게 되더라고요. 음, 열심히 하는 자세, 그건 잃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태양의 후예’ 준비하면서도 새하얗게 불태웠어요. 많은 고민과 노력, 꾸준히 하고자 하는 마음. 맞나. 헐. 아후…”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