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쓰면 당선 4억쓰면 낙선 돈봉투·향응제공 설땅 잃어 흑색선전·여론조작 급증 단속도 빅데이터 기반 추적
#1. 1978년 제10대 총선거에 출마한 A 씨는 수건, 비누, 고무신, 막걸리에 회충약까지 뿌렸다. 당초 처가의 도움 등을 합해 4억원을 갖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막판에 자금이 바닥났다. 동분서주. 다시 1억원을 더 끌어왔다. 겨우 선거운동을 이어갔다. 반포2단지 16평형 아파트 분양가가 579만7000원(1977년)이던 시절이었다. A 씨는 도합 5억원을 쓰고 나서야 국회의원 금뱃지를 달았다. ‘5억원을 쓰면 당선되고 4억원을 쓰면 떨어진다’는 5당4락의 속설을 증명했다.
#2. 2016년 제20대 총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 4일 괴문건이 카카오톡을 통해 유포됐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실시한 사전 여론조사 결과가 유출된 것이었다. 여론조사에서 유리한 후보자가 당 공천을 받을 확률이 높은 상황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조사에 착수했다. 선관위 측은 “유포된 문건에 적시된 수치가 실제 여론조사 수치와 다를 경우 허위사실 유포로 사법처리 되며,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다.
20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31일부터 시작한다. 시대가 흐르면서 선거운동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엔 돈 봉투를 뿌리고 각종 향응을 제공했다. 이젠 기술이 발달하면서 SNS를 통한 여론전이 중심이다. 문제가 되는 선거사범 역시 시대에 따라 변했다. 단속 방식도 변하며 선거사범과 단속반 사이의 ‘숨바꼭질’이 이어진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8일 자정까지 전국 검찰청에 입건된 선거사범은 846명이다. 이중 19명은 벌써 구속됐다. 25명은 재판에 넘겨졌다. 정식으로 입건하기 전에 내사중인 선거사범은 334명, 수사중인 이들은 774명이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금품수수로 적발되는 경우는 확연하게 줄어든 반면, 흑색선전과 여론조작이 문제된 경우는 늘어났다. 금품선거 사범은 19대 총선 243명(39.2%)에서 20대 총선 165명(19.5%)으로 감소했다.
반면 흑색선전 사범은 127명(20.5%)에서 334명(39.5%)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정 후보를 다룬 인터넷 기사에 악의적 댓글을 다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여론조작 사범 역시 19대 총선에서 25명(4.0%)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20대 총선에선 88명(10.4%)으로 크게 증가했다.
선거운동 방식과 주로 문제가 되는 선거운동 유형이 변함에 따라 당국의 단속 방식에도 변화가 일었다. 과거엔 주로 총선 출마자의 선거운동원들을 일일히 따라다니면서 금품 살포를 하지 못하게 하거나, 상대 후보자 측의 신고에 따라 금품 살포 현장을 단속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선관위 산하에 ‘사이버선거범죄대응센터(센터)’를 운용한다. 동일한 아이디로 특정 지역 후보자를 비하ㆍ모욕하는 글을 찾아낸다. 2007년 센터에 처음 도입된 사이버자동감시시스템은 20대 총선을 앞두곤 빅데이터 분석 기법이 추가됐다.
후보자 이름과 별명 등 1800여개 검색어가 입력돼 있다. 포털과 후보자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와 언론사 홈페이지 등을 24시간 감시한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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