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2주만에 증권사가 은행을 앞질렀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출시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21일부터 25일까지 2주차 판매액 집계 결과 증권사 판매액은 1019억원으로 은행(966억)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증권사 가입자의 고액계약이 꾸준히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은행 가입자의 평균 가입금액은 35만원인데 반해 증권사 가입자는 300만원에 달해 8배 넘는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 가입자는 일임형보다 신탁형을 선호했다. 누적 가입자 기준 신탁형은 91만명이, 일임형은 9600여명이 선택했다. 누적판매액도 신탁형 5089억원, 일임형 103억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이번주 가입자 수는 은행(87.3%)이 증권(12.6%)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전국적인 지점망을 통한 막강한 영업력으로 은행가입자는 이 기간 23만4018명 늘었지만, 증권사는 3만387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누적가입자도 은행은 85만명, 증권은 7만4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알짜’ 계좌가 증권사로 몰리는 것에 대해 은행의 ‘밀어내기식’ 영업에 소액계좌 비중이 높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연 5%가 넘는 고금리 환매조건부채권(RP) 등 한시적 이벤트 상품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라고 개인 판매량을 할당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기존 고객 중에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특판 RP를 판매한도까지(500만원) 가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초기 비과세 혜택 ‘통장’으로 인식됐던 ISA가 수익이 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챙기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은행도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나 저축은행 예금 등으로 맞불을 놓고 있지만 초기 수익률 경쟁에서는 증권사가 유리한 지점을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ISA에 편입가능한 RP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키움증권, KDB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수익률이 집계되고 금융사 간 비교가 가능해지면 일임형 상품에 고객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ISA는 통장계좌가 아니라 ‘투자자산관리 포트폴리오’”라며 “비과세 혜택도 수익에 비례하기 때문에 결국 일임 노하우가 있는 증권사가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재 증권사만 취급가능한 일임형 상품 판매는 내달부터 은행에서도 가능하다. 다만 투자일임업 경험과 노하우 부족은 단점으로 꼽힌다. 은행권도 관련 경력직 채용 등 속도를 내고 있지만 상품출시는 5~6월로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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