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사칭파·대포통장파…수법따라 분류 현지 총책 검거 위해 中공안과 철벽 공조 ‘범죄단체조직죄’로 엄벌…가입만 해도 처벌

검찰이 보이스피싱 조직과 전쟁을 선포했다. 수사 대상에 오른 조직은 10여개 계파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총책을 포함해 수십명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 중 5명에 대한 체포영장은 발부된 상태다. 상황에 따라 검거 대상 인원은 늘어날 전망이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기획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수사 대상에 오른 조직은 9개 계파인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기획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수사 대상에 오른 조직은 9개 계파인 것으로 확인됐다.

계파 분류는 총책ㆍ수법 따라=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ㆍ단장 손영배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은 보이스피싱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기획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합수단은 국내 보이스피싱 조직을 총책과 범죄 수법에 따라 구분했다. 중국에 거점을 둔 ㄱ조직은 총책의 이름을 따서 계파가 분류됐다. 최근 검거된 부총책 유모(27ㆍ중국국적)씨와 한국 내 ‘넘버3’ 이모(37)씨를 포함한다. 합수단은 ㄱ조직의 중국 국적 조직원 A, B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합수단은 또 지방 대도시 기반 조직폭력배와 연계한 보이스피싱 계파를 ㄴ조직으로 분류했다. 최근 구속된 인출관리책 김모(44)씨가 속해 있다. 또 중국에 체류 중인 C씨와 한국에 숨어 있는 D씨를 상대로 검거작전에 돌입했다.

또 ‘대포통장 유통망’을 한 계파로 분류해 수사 중이다. 최근 신모(42)씨 검거를 시작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대포통장을 한개당 30만~50만원에 구입한 뒤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70만원 안팎에 판매했다.

이밖에 합수단은 ‘대포통장 제조망’ 중간 간부의 신원을 상당부분 특정하고 수사 중이다. 이들은 신용불량자에게 30만원 가량을 지급한 뒤 대포통장을 퀵서비스로 받았다. 제조망은 300여개의 대포통장을 만들어 판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합수단은 금감원 직원을 사칭해 집을 방문한 뒤 돈을 훔쳐가는 수법의 보이스피싱 조직을 한 계파로 분류했다. 이들은 주로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상대로 집안의 안전한 곳, 예를 들어 ‘냉장고에 숨겨두라’고 한 뒤 집을 방문해 돈을 받아갔다. 수사당국은 이들을 상대로 주거침입절도 등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12기관 합동 최신 수사기법 도입=합수단은 기존의 수사기법인 피해자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는 점조직으로 이뤄진 보이스피싱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힘들다고 봤다.

이에 이들의 범행수법, 조직원 구성, 자금 해외송금 등을 분석했다. 번호를 바꾸는 인터넷 전화를 분석하는 한편 낚시용 사이트의 IP추적 등도 진행했다.

이를 위해 합수단은 금융감독원과 대포통장 관련협업을 이뤘다. 미래창조과학부와는 인터넷 전화 관련, 국세청ㆍ관세청으로부터는 해외송금과 관련한 지원을 받았다. 조직원들의 출입국과 관련해선 출입국관리사무소와 협업하는 등 12개 기관 합동으로 수사 중이다.

또 중국 내 본거지를 특정하는 것과 관련해 검찰은 법무부ㆍ대검찰청ㆍ외교부와 손을 잡았다. 길림성 등 특정 지역 중국 공안과 본거지 단속을 협조해 불법 개인정보 현지자료 확보 등 실효성 있는 해외공조 추진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SNS 빅데이터 활용으로 개인정보 수집이 급증하는 만큼 합수단 참여기관과 실시간 정보 공유를 통해 개인정보 대량유출과 해외 판매 사범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합수단은 보이스피싱 조직 수사에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엄벌에 나선다. 기존에는 주로 조직폭력배 수사에만 적용됐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문제가 되는 조직원에게 징벌, 여권 압수, 감시 등 조직이탈 방지와 이탈자에 대한 자체 응징으로 조직 결속력을 다진다. 또 업무에 따른 분업과 협업을 이루고, 직책에 따른 위계질서가 잡힌 점도 고려됐다.

범죄단체조직죄가 적용되면 보이스피싱 조직에 단순 가입하는 것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기존에 상습사기 등으로 처벌하는 것보다 수위가 높아진다.

김진원 기자/


jin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