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ㆍ원승일 기자] 앞으로 30대기업은 하청·협력업체 선정시 파견사용비율 등 고용구조를 고려해야 한다. 또 상위 10%의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대신 청년고용 확대,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에 재원을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0일 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노동시장 이중구조해소를 통한 상생고용촉진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30대 기업과 협력해 원청이 하청·협력업체 선정 시 파견사용 비율이 낮은 업체를 선정함으로써 하청·협력업체의 고용구조를 자율 개선하도록 유도한다. 임금 상위 10% 임·직원의 임금인상 자제, 임금피크제 실시, 기업의 기여를 통해 재원을 마련해 청년고용 확대, 중소기업·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개선 등에 활용토록 ‘임금·단체교섭 지도방향’을 만들어 30대기업 중심으로 임단협을 적극적으로 지도해 나가기로 했다. 노동시장 격차해소를 위해 비정규직 처우개선 및 차별 해소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총 2만개의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한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우리나라 노동시장은 대기업·정규직과 중소기업·비정규직의 이중구조다. 국내외 전문가는 물론OECD 등 국제기구도 이것을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며, 지속 개선을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기업ㆍ정규직 임금을 100(2014년 기준)으로 봤을 때 중소기업ㆍ비정규직은 34.6으로 격차가 3배 가까이 벌어졌다. 대기업ㆍ비정규직(64.2)과 중소기업ㆍ정규직(52.3)과 비교해도 임금의 차이는 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소기업 내 비정규직들이 근무하는 기간도 짧았다. 평균 근속기간을 보면 대기업ㆍ정규직은 10년 2개월인반면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은 4년 4개월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도 한국의 이중구조는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의 저임금 근로자 비중(2012년)은 23.9%로 미국(25.3%)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OECD 평균(16.4%)보다도 높았다. 임금분포를 십분위로 나눠 고소득노동자의 소득이 저소득노동자의 몇 배나 되는지를 측정한 ‘임금 10분위수 배율’도 같은 해 4.6으로 미국(5.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계층 사다리도 여전히 부실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낸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2010)’ 분석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 정규직이 대기업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율은 6.6%,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대기업 정규직 전환비율은 단 2.8%에 불과했다.

▶알맹이 없는 이중구조 해소 대책= 정부가 밝힌 대책에는 대기업ㆍ중소기업, 정규직ㆍ비정규직의 임금 격차 해소와 비정규직 축소 방안, 열악한 중소기업의 근로조건 개선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아 ‘속빈 강정’이란 지적이다. 또 대부분이 지난해 비정규직 대책이나 올해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업무보고와 유사해 ‘재탕 삼탕’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정규직 전환지원금은 수년간 시행된 것으로, 이번에 대상이 기존 기간제ㆍ파견제 근로자를 포함해 보험설계사, 캐디 등 특수형태종사자, 사내하도급 근로자로 확대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기업의 기간제ㆍ파견 근로자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사업주에 대한 전환 지원금을 임금상승분의 50%에서 70%로 상향 조정했다. 정부는 올 상반기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내하도급ㆍ특수형태종사자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직무ㆍ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공공기관에 적용 중인 성과연봉제도 민간기업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임금 상위 10%의 임원급들의 임금인상 자제도 권유할 계획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유도하는 것으로 정부가 기업에 강제할 수단은 없고 인센티브가 약해 실효성이 의심된다. 정부는 원ㆍ하청 간 상생을 위해 원청이 상생협력기금으로 하청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지원할 때 7%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도 계속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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