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정규(성남)기자]공무원들도 하루쯤 ‘잠수’ 타고 싶은 날이 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그들은 근무시간에 모두 사무실을 ’탈출’했다.
성남시 교육문화환경국 공무원 70명 전원은 8일 오전 10시40분 삼삼오오 모여 승용차로 성남시청 정문을 빠져나왔다. 이들 모두 들떠있다. 마치 소풍나온 기분이다.
분당 가비양 커피숍에 도착한 이들은 ‘일탈’을 한 아이들처럼 오랜만에 환한 모습이다.
커피강사 양동기 대표(46)는 커피의 역사와 로스팅, 바리스타를 소개했다. 모두들 재미있고 유쾌한 표정이다.
공무원들이 근무중 외부에 나와 여유를 갖고 점심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을까. 오늘만큼은 딱딱한 분위기에서 회의를 하고, 민원인들에게 ‘치이고’ ,구내 식당에서 점심을 ‘후딱’ 해결하는 공직 문화가 아니다.
사실 이런 분위기를 ‘문화’라고 부르기도 어렵다. 이들은 오늘 제대로 된 ‘공직문화‘ 속에서 소통하고 서로를 격려했다.
이화진(38ㆍ환경정책과)씨는 ”사무실에서 맨날 근무만 하다가 근사한 커피숍에서 브런치를 맛볼 수 있는 삶은 상상조차 못했다”며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성남시는 지난해부터 매달 넷째 주 수요일 점심시간에 국·소·단별 직원들이 시정을 자유롭게 논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바로 ‘정오의 썸 타임’이다.
성남시는 이성이 교제 전에 서로 알아가는 시기를 뜻하는 ‘썸’에 시정을 알아가고 부서 간 교류한다는 의미를 부여해 이같이 행사명을 정했다. 이날 정오의 썸 타임 기획은 신경순 교육청소년과장이 맡았다.
권석필 교육문화환경국장은 “회의실 조직문화를 바꾸고 열심히 일한 공무원들이 하루쯤 커피를 마시면서 사무실에서 못다한 얘기도 서로 나누고 감정을 공유한 시간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성남시 3대 무상복지 사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직원들이 고생했는데 정오의 썸타임을 통해 휴식과 여유를 충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성남시의 정오의 썸 타임은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