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컴퓨터 바둑대결 기획한 美中 인공지능 기업들 -인공지능 투자해온 검색엔진 1위 ‘구글’ㆍ중국 최대포털 ‘바이두’ -구글ㆍ바이두, 인공지능 기술 바탕 ‘자율주행차’ 산업 장악 노려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윤현종 기자] 인간과 컴퓨터의 ‘세기의 바둑 대결’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9일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 Go)의 대국이 열리는 동시에 중국 바둑랭킹 1위 커제 9단도 최근 인공지능 프로그램 ‘이거우선지’(異構神機)와 대국에 나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이번 대결의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라는 반응이 나온다.
인간과 컴퓨터의 승패 결과를 떠나 홍보효과 등 경제적 측면에서 AI 개발업체들이 큰 이득을 얻었다는 평가다. 이번 대결을 통해 이세돌 9단의 기보를 습득할 수 있는 알파고는 경기에서 패하더라도 잃을 것이 없다.
세계의 관심은 AI 알파고와 이거우선지에 쏠리고 있다. 알파고는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DeepMind)가 개발한 프로그램이고, 이거우선지는 중국의 AI업체 ‘노부마인드’(NOVUMindㆍ중국명 이거우지능)를 설립한 우런(Ren Wu) 박사가 개발했다.
우런 박사는 최근까지 중국 최대 인터넷검색업체 바이두(百度)의 딥러닝 연구소(Deep Learning Institute)에서 일했다.
이번 대결에서 보듯이 인공지능 기술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미국과 중국이다. 자본과 기술력, 거대 시장 등 AI 개발에 필요한 모든 조건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여러 정보기술(IT) 기업 중에서도 전 세계 검색 1위 구글,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가 이미 AI 분야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AI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공부할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한데, 세계 최대 규모의 검색엔진 구글과 바이두의 경우 많은 데이터를 보유한 상황이다.
사실 구글이나 바이두는 오랜기간 AI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이들이 발빠르게 AI 기술에 투자한 이유는 인터넷검색 사업 자체에 AI가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구글은 2014년 1월 영국의 인공지능 회사인 딥마인드를 4억 달러(한화 약 4800억원)에 인수해 AI 개발에 주력해 왔다. 이어 자사의 검색, 음성인식 서비스 ‘구글 나우’ 등에 AI 기술을 적용했다.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Larry Page)는 2012년에는 발명가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을 영입하면서, “하고 싶은 대로 한번 놀아 보라”며 인공지능 개발을 총괄하도록 했다.
바이두의 경우에는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리옌훙(李彦宏)이 중심이 돼 딥러닝 등 AI 분야 투자를 이끌고 있다. AI 기술의 핵심인 딥러닝은 쉽게 말해 인간의 사고방식을 컴퓨터에 적용, 검색 결과를 향상시키려는 것이다.
바이두는 2014년 5월 로봇공학과 기계학습 분야 전문가인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를 수석과학자로 영입했다. 앤드류 응은 베이징과 미국 실리콘밸리에 개설된 바이두 AI 연구소를 모두 총괄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이 AI 기술에 투자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자율주행자동차’가 거론된다.
구글의 무인차 개발은 구글엑스(Google X) 부서에서 이뤄진다. 구글엑스는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이기도 하다.
페이지는 최근 구글엑스의 목표에 대해 “인공지능이 궁극적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엑스의 개발업무는 구글글래스 개발을 지휘했던 세르게이 브린이 맡고 있다.
구글은 자율주행차 뿐만 아니라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 로봇회사 7곳도 인수해 자율로봇 개발에 열중하는 중이다.
바이두 역시 무인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BMW와 협력해 만든 자율주행차로 베이징 시내 골목과 고속도로를 시험주행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자율주행차를 제조업 혁신의 기회로 보고,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도 바이두의 강점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열린 글로벌 인터넷 포럼에 참석해 리옌훙 CEO로부터 자율주행차 개발에 대해 듣기도 했다.
이처럼 구글과 바이두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기존 자동차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 바이두 외에도 세계 최대 규모의 IT기업들이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AI 적용 분야는 무인자동차, 드론, 로봇, 사물인터넷 등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또 IT 분야 외에도 의료기술 향상, 유전자 분석, 금융거래 등과의 결합도 기대돼, 글로벌 IT기업들의 AI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