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해 ‘주식ㆍ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 이른바 ‘전자증권법’이 통과됐다.
이에따라 앞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종이형태의 실물주권 및 채권 등이 사라지게 된다.
전자증권제도란 주권이나 채권과 같은 유가증권을 현행대로 종이형태의 실물로 발행하지 않고 전자등록부에 기재해 권리의 취득, 양도 및 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다.
자본시장의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거래량도 크게 늘어남과 동시에 실물주권에 대한 직접유통 수요는 줄어드는 추세다.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31개국이 전자증권제도를 시행중이다. 여기에 최근 몇 년 간 전자증권의 여러 장점들이 부각되면서 제도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자, 관계기관 및 국회가 관련법 제정에 나선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전자증권법의 도입과 관련해 “실물증권 기반의 예탁제도를 전자증권제도로 전환해 증권거래 인프라 선진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예탁결제원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전자증권 도입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크게 네 가지다.
하나는 증권거래가 전자적으로 처리 및 관리돼 음성거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지면서 증권거래의 투명성이 증대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실물증권을 발행 및 유통하면서 감수해야 하는 위조 및 분실 위험이 없고, 미수령주식을 줄일 수 있는 등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강화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연말엔 약 4억원 상당의 위조주권이 발견되기도 해 실물증권 유통의 약점이 여러차례 노출됐다.
또한 실물증권 발행 및 유통비용, 등 사회적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도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도입 후 약 5년 간 4352억원의 비용절감 및 31만 시간의 사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자본시장의 경쟁력 강화다. 상장기간 단축, 주식 발행비용 절감, 핀테크(fintech)기반 마련 등 세계적인 자본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은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자본시장의 혁신은 전자증권법을 통해 가능하다”며 “자본시장에서의 핀테크, 캡테크, 로봇어드바이저, 빅데이터 사업 등은 전자증권 사업이 뒷받침돼야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 전자증권이 아예 유통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예탁결제원은 전자등록기관으로서 전자증권의 하나인 전자단기사채 발행 및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월 11일 제도 시행 당시 전자단기사채 발행기업은 377개사였으나 지난달 말까지 총 1395개사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누적 발행금액은 1698조1000억원에 이른다.
전자증권법이 시행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령으로 시행시기를 정하게 되어있고, 제도 실시 준비가 완료됨과 함께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관련 시행령 제ㆍ개정 이후에도 내부규정 정비가 필요하다. 여기에 업무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개발, 테스트하는데 약 3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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