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시티=지재근 기자]

‘공항난민’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낸 제주도의 폭설한파에 제주도와 공항은 휘청거렸다. 이번 제주도에 내린 폭설과 한파로 공항이 폐쇄되면서 이를 지켜봤던 사람들은 누구일까?공항에 묶였던 체류객과 현장을 TV로 보며 걱정했던 국민들, 제주에 놀러온 중국관광객까지 포함한다면 그 범위는 작다고 할 수 없다. 이번 사태로 제주관광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받은 걸 돈으로 환산한다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공항에서 밤을 지낸다는 이유로 분쟁지역에서나 익숙했던 난민이란 단어까지 등장했다. 항공기 결항이 3박4일간 계속됐지만 제주와 김포공항을 24시간 운영한다는 신속한 결정으로 체류객은 모두 안전하게 귀가했다. 다행인건 9만여 명의 관광객이 발이 묶이고 개항 이래 최대 인원 4000여명의 관광객이 공항을 떠나지 못했는데도 인명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는 점이다. 운이 좋았던 건지 아니면 관계기관의 신속한 대처로 제주공항을 24시간 개방하면서까지 체류객들을 한파와 폭설에서 보호했기에 사고를 방지한 것인지는 각자 판단할 나름이다. 이번 사태에서 논란이 됐던 것은 ‘박스 1만원 폭리’란 언론기사다. 과장된 것으로 밝혔지만 동일한 내용으로 언론들이 어뷰징(언론사가 검색을 통한 클릭수를 늘리기 위해 동일한 제목의 기사를 지속적으로 전송)을 하고 클릭을 유도한 대표적인 글이다. 또한 3㎞를 가는데 택시요금이 10만원이란 보도 역시 사실여부를 떠나 제주도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매번 큰 이슈나 사건사고가 나면 어김없이 SNS에 괴담이 등장하고 언론은 취재확인 없이 기사를 생산하면 타 언론사들은 더 선정적인 머리글로 동일제목의 기사를 양산하는 게 수준미달 언론들의 행태로 고착화됐다. 취재하지 않는 기사와 블로그 글을 갖다가 취재형태로 만드는 기사가 넘쳐났다.초기 ‘공항난민’의 사태를 초래한 원인이 정부의 책임처럼 경쟁보도를 일삼았던 언론기사들도 클릭유도 경쟁에 나섰다. 나중에 난민의 이유가 저가항공의 책임이란 사실이 드러나자 기사논조가 바뀌는 분위기였다. 근본적 문제를 파헤쳐 보도하기보다 당장 특정인이나 기관을 제물로 삼아야 후련한 일부 언론의 천박한 속성 때문이다. SNS 한편에서는 공항체류객을 공항 인근의 한라체육관으로 옮기라는 황당한 주장도 있었다. 상황이 심각해지니 별별 주장이 다 나온 경우다. 제주도가 이런저런 주장에 부화뇌동했었다면 자칫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규모가 큰 한라체육관은 난방이 충분히 되는 곳이 아니다. 만약 한라체육관으로 체류객들을 이동시켰다면 어땠을까? 아마 추위에 어린이나 어르신들의 건강이 염려되는 심각한 문제가 벌어졌을 것이 예견된다. 폭설과 한파 속에 공항에서 한라체육관으로 수천 명이 짧은 시간 내에 이동할 경우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호텔과 공항은 이런 점에서 그나마 안전하고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국민안전처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제주특별자치도, 한국공항공사 등 11개 관계기관이 참여해 개선대책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항공대란 대처 매뉴얼이 포함된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공항 체류객이 대규모로 증가할 경우 관계기관별 대응매뉴얼의 역할과 권한을 분명히 해 매뉴얼의 허점을 보완하는 방안 등이다. 물론 여기에는 공항노숙이란 용어를 만들어 낸 저비용 항공사들의 승객 예약 및 안내 시스템 관련 종합대책도 마련된다. 전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항공노선 1위가 어디일까? 바로 제주-김포 노선이다. 작년 한 해 제주도는 연간 1천300여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기상악화에 대비한 대응메뉴얼에 공항체류객을 500명에서 2~3천명으로 고려해 만든다면 근시안적 방안이다. 저가항공예약 시스템의 변경과 공항자체 매뉴얼 및 공항과 연계된 주변 인프라까지를 고려한 대안 등 총체적 대안이 필요하다. 그러나 큰 틀의 장기적 해법을 병행하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조속히 제2공항을 건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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