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사 분노…유치원 보조교사 상황은 더 열악
4일 시의회 더민주 의원총회 누리과정 일부 편성 기대
총선 통해 누리과정 근본 해결책 찾자는 목소리 높아져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월급도 반밖에 받지 못해 당장 생활비도 없는데 설을 어떻게 쇠나요?” 서울 망원동의 한 유치원에 근무하는 정모(26ㆍ여) 교사는 2일 부산에 계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설에는 못내려간다고 말했다. 지난달 미리 끊어놓았던 기차표도 환불했다. 홍대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 정 교사는 “몇년째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잡음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지원이 뚝 끊겨 월급까지 제대로 못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설 상여금은 고사하고 지난달 못받은 월급이라도 받아야 이달 월세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누리과정(만 3~5세 공통 무상교육 과정) 지원 중단으로 임금이 체불되는 등 설을 앞둔 서울지역 사립유치원 교사들의 마음은 무겁다. 고향길은 고사하고 살고 있는 집 월세를 걱정하고 있는 처지다.
정 교사는 “부모에게 손벌리기 어려운 일부 젊은 동료 교사들은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아 각종 결제를 하고 있다”며 “원장도 미안하다며 교사들 눈치를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유치원 보조 교사들의 사정은 더 어렵다. 서울시교육청이 응급처방으로 유치원 교사 처우개선비 두달치를 긴급 지원하면서 유치원 교사들은 월급의 50~60%를 받았지만 보조교사들은 이마저도 혜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달 월급을 받지 못한 서울 상계동의 한 유치원 보조교사는 “아이들이 좋아 이 일을 천직으로 알고 생활하고 있지만 월급까지 못받는 처지가 되니 정말 고민이 깊어진다”고 말했다.
서울지역은 올해 유치원분 누리과정 예산 2521억원이 지난해 서울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시교육청이 어린이집분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것. 결국 서울지역 사립유치원들은 1월 누리과정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시교육청과 시의회가 일부라도 편성을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교사 임금 체불과 운영난이 됐다.
오는 4일 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2~3개월분의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확실치 않다. 지난달 26일 열린 더민주 의원 긴급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보육대란 등) 현장의 어려움은 알겠지만 정부가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예산을 편성할 수는 없다”면서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의총결과와 별도로 교육복지 예산등을 전용해 긴급한 유치원 운영비를 설 직전인 5일까지 지급할 계획이다. 서울의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지난달에 교사들 월급을 30일로 미뤘다가 절반 밖에 주지 못해 눈치가 보인다”며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이든 시교육청 긴급 지원자금이든 설 전에 지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설 연휴 이후 유치원 단체들과 함께 누리과정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전국순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장진환 전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은 “재원 대책도 꼼꼼히 세우지 않고 졸속으로 누리과정을 확대한 것이 근본 문제”라며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부모, 교사 등 보육주체가 모두 참여하는 정책투어를 통해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실질적인 해결책이 도출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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