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김정주 회장 ‘엔젤투자자’로 최근 2년간 스타트업 8곳 투자 -김정주가 주목하는 ‘전기차ㆍ달탐사ㆍ곤충 단백질바’ 등의 미래 산업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ㆍ윤현종 기자] “김정주 회장은 게임 업계뿐 아니라 독자 생존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47) NXC(넥슨의 지주사) 회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온라인게임 업계의 대표주자 김정주 회장은 ‘투자의 귀재’로 유명하다. 1994년 넥슨을 창업해 1996년 세계 최초의 그래픽 MMORPG(다중접속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내놓고, 2004년 출시한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 등의 성공으로 큰 수익을 얻은 김 회장은 이후 인수ㆍ합병(M&A)을 진두지휘하며 부를 축적했다.

‘메이플스토리(2004년 위젯 인수)’ ‘던전앤파이터(2008년 네오플)’ 등 넥슨의 주요 게임들이 그가 인수한 업체에서 만든 작품이다. M&A의 잇단 성공으로 김 회장의 자산 가치도 껑충 뛰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김 회장의 자산은 18억달러(한화 약 2조1000억원)로 평가된다.

M&A 대상은 게임 분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그는 최근 게임 외 기업에 관심을 보이며 인수를 하거나,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김 회장은 NXC의 투자전문 자회사 NXMH를 통해 2013년 온라인 레고 거래사이트 ‘브릭링크’(Bricklink)를 인수하고, 같은해 12월 노르웨이의 세계적인 유아용품 업체 스토케(Stokke)도 품에 안았다. 지난 8월에는 NXC를 통해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해외에서는 신생 벤처업체에 투자하는 개인을 일컫는 ‘엔젤투자자’로 더욱 유명하다. 김 회장은 지난해부터 미국 벤처투자사인 콜라보레이티브 2차 펀드의 파트너로도 참여하고 있다. 이 펀드는 33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스타트업 수십 곳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김 회장이 엔젤투자자로서 2013년 12월부터 최근까지 2년간 투자한 스타트업은 총 8곳이다. 그가 투자한 업체를 살펴보면 전기차 업체, 달 탐사 기업 등으로 다양하며, 특히 미래 음식산업에 관련된 업체가 4곳에 이른다.

그가 최근 가장 먼저 투자한 분야는 달 탐사선과 전기차 등 미래 산업이다. 2년 전인 2013년 12월 김 회장은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달 탐사 전문 민간업체 ‘문익스프레스’(Moon Express)에 1250만달러를 투자했다.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문익스프레스는 김 회장의 투자 이후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루나 캐털리스트’(Lunar Catalyst)로 불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착륙선 개발계획에 참여하는 민간기업로 선정된 문익스프레스는 플로리다에 위치한 케네디우주센터에 입주해 나사와 함께 기술개발 중이다. 공동 개발 달 착륙선은 연료 실험 등을 거쳐 2016년 달에 보낼 예정이다. 달 착륙선은 헬륨3 채굴, 태양열 발전 등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할수 있고, 샘플 회수 등으로 NASA의 과학 임무 수행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지난해 3월에는 게임 업체 징가의 공동 창업자 마크 핀커스(Mark Pincus) 등과 함께 ‘릿모터스’(Lit Motors)에 100만달러를 투자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전기차 스타트업인 릿모터스는 한국계 미국인 다니엘 김(Daniel Kim)이 세운 회사로, 바퀴 두 개짜리 전기차(모델명 C-1)를 개발 중이다.

C-1은 무게중심을 자동으로 설정하는 내부의 자이로스코프(Gyroscope) 시스템을 통해, 코끼리가 미는 힘을 받아도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차세대 온라인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구독) 커머스’와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업체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란 회비를 내면 필요한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시스템을 뜻한다.

그는 지난해 2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플랫폼 ‘쿼터리’(Quarterly)에 콜라보레이티브 펀드 등과 함께 125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업체에서 구독 신청을 하면 유명 큐레이터가 선정한 물건이 정기적으로 배송된다. 일반적인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업체와 다른 점은 쿼터리의 큐레이터에는 아리아나 허핑턴(Arianna Huffington) 허핑턴포스트 창업자를 비롯해 유튜브 스타 등 유명인이 다수 참여하고 있어, 이용자는 평소 관심이 있는 유명인을 큐레이터로 고를 수 있다.

지난달에는 수익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서클업’(CircleUp)에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크라우드펀딩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이 온라인 펀딩업체를 통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서클업은 소비재 분야에 특화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로, 유망 신생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벤처 인큐베이팅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미래 신사업 중에서도 김 회장이 특히 관심을 갖는 분야는 식품 산업이다. 그는 최근 2년간 미래 식품과 관련된 업체 4곳에 투자했다. 미래 신성장 분야로 음식 산업을 가장 주목하는 것이다.

올해 10월 김 회장은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식물성 인조 고기’를 만드는 ‘임파서블 푸즈’(Impossible Foods)와 ‘비욘드 미트’(Beyond Meat)에 각각 1억800만달러, 1700만달러를 투자했다.

스탠포드대학 생물학자인 패트릭 브라운(Patrick Brown)이 2011년 설립한 임파서블푸즈는 식물성 원료만으로 고기 맛이 나는 패티와 인공 치즈를 개발해 ‘식물성 치즈 햄버거’를 파는 기업이다. 모조 치즈는 아몬드와 마카다미아 오일 등으로 제조한다. 콩 단백질을 이용해 인공 소고기ㆍ닭고기를 만드는 업체 비욘드미트(Beyond Meat)는 에단 브라운(Ethan Brown) 교수 등 미국 미주리대학 교수들이 2009년 설립했다.

지난해 9월에는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미국 식품 벤처기업 ‘엑소 프로테인 바스’(Exo Protein Bars)에도 120만달러를 투자했다. 엑소는 귀뚜라미로 영양바를 만드는 업체다. 해외의 친환경 음식체인점에서 곤충으로 만든 제품군이 늘어나자, 김 회장은 식용 귀뚜라미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보고 발빠르게 투자에 나섰다.

최근 저지방 고단백인 귀뚜라미를 주 원료로 출시된 엑소 프로틴바는 대형 식품매장에서도 팔리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영양 추적 시스템을 제공하는 업체 ‘마크 원’(Mark One)에도 투자했다. 마크원은 영국 퀸즈대학에서 생체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저스틴 리(Justin lee)가 산업디자인 스튜디오 퓨즈프로젝트(Fuseproject)의 창업자 이브 베하(Yves Behar)와 2013년 12월 공동 설립했다.

최근 마크원은 각 개인에게 필요한 수분 섭취량을 알려주는 스마트 컵(Smart Cup)인 ‘프라임 베실’(Pryme Vessyl)을 출시했다. 향후 음료를 부으면 수분 정보를 추적해서 종류나 성분, 칼로리 등 각종 정보를 분석해주는 스마트 컵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