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37달러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에너지기업들이 배당을 줄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까지는 떨어지는 주가에도 배당을 늘려 투자자들을 안심시켜 왔지만 더이상은 무리일 수 있다는 뜻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을 높여왔던 에너지기업들이 한계치에 다다르면서 배당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최근 업황과는 반대로 에너지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상승해 왔다. 업계 상황이 좋지 않다는 신호를 주지 않기 위해 주가 하락 속에서도 배당을 최대한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배당을 바라고 투자한 주주들이 떠나 주가 하락을 가속화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이에 따라 런던 ‘로얄 더치 셀’의 배당수익률은 현재 8%로 유가 파동이 지속된 이후 최고조에 달해 있다. ‘BP’의 배당수익률도 7.7%에 달한다.

미국 에너지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5년간 주가가 8% 떨어진 엑손 모빌은 예전 배당금을 유지하려다 배당수익률이 3.9%까지 올랐다. 쉐브론의 경우 4.9%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유가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더 이상 이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에너지기업들의 배당 현황을 두고 위험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유가가 당분간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배당으로 현금을 크게 지출하면서 투자를 줄여 나가면 결국 재무상황도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석유 기업들은 올해 22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감축과 70개 이상의 유전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석유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광산업체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앵글로 아메리칸은 8일 18개월 동안 배당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업 축소와 함께 대규모 감원도 시행한다. 아직 배당 중단을 밝히지 않은 원자재 기업들의 배당수익률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