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양영경 기자] 여야가 2일 본회의 통과에 합의한 5개 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 걸리자, 새누리당이 의사일정지정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나섰다.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가 있으면 국회의장을 거쳐 본회의에 바로 상정하는 제도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2일 기자들과 만나 “직권상정(의사일정지정) 해야지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하고 의장이 허락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5개 법안 통과를 둘러싸고 국회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새벽 마라톤협상 끝에 이날 본회의에서 국제의료사업지원법안, 모자보건법,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안, 관광진흥법,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등 5개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상민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제동을 걸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5개 법안은 여전히 각 상임위원회에서 법안 심사 중에 있다”며 “아직 법사위에 회부도 안 됐고 알지도 못하는 법이다. (이를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건) 국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사위 회부 법안은 5일 등 숙려 기간을 준수하게 돼 있다. 이는 법안심의가 졸속 부실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각 상임위에서 숙려해 의결하면 오는 9일 본회의에 처리할 수 있는데, 5개 법안을 느닷없이 이날 본회의에 처리하겠다고 하니 법사위는 법 위반에 가담할 수 없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위원장은 “절차적 정의가 정말 중요하다”며 “양당 원내대표는 다시 협의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 위원장은 기자회견 이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당 소속이 아닌 국회의 권한이며 법사위원장으로서 의견을 밝힌 것”이라며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요청해도) 받아줄 수 없다. 법을 위반해서 한 합의를 법사위원장이 어떻게 가담하느냐”고 거부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이 위원장이 법사위 차원에서 거부할 뜻을 밝히자 새누리당은 의사일정지정 제도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중이다. 직권상정 제도를 없애면서 마련된 의사일정지정 제도는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를 통해 의사일정을 지정하면 국회의장과 협의해 해당 법안을 바로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는 제도다. 김 정책위의장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를 했으니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의사일정지정 제도 검토를 거듭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