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노동개혁법안을 추후 과제로 미루고 경제활성화 법안의 처리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자 정부내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치권이 다급한 경제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이럴 수록 개혁과 경제활성화의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내적으로는 저출산ㆍ고령화와 소비 및 투자심리 위축,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경기둔화와 신흥국 위기 등 경제여건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어렵게 경기회복의 전기를 마련하고 노사정 합의를 이뤘지만, 후속 조치를 위해선 국회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최경환 대외경제장관
최경환 대외경제장관

정부는 특히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노동개혁을 통해 경제체질을 바꿔나가야 지속적인 성장과 청년고용 확대 등 경제난을 극복할 수 있는데도, 정치권이 유권자들의 표와 이해당사자들의 반발 때문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강력히 질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일 “정부가 아무리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을 추진하려 해도 정치권에서 법안 통과로 협조해주지 않으면 한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오늘(2일) 새벽 타결한 내용도 모호한 부분이 많아 답답한 심정”이라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정부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해 경제 효율성을 높이려면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이 신속히 처리돼야 하고, 의료와 관광 등 서비스산업을 활성화하려면 국제의료사업 진흥법과 관광진흥법 등 경제활성화법안이 적기에 통과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지난 9월 어렵게 타결한 노사정 대타협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개혁을 추진하려면 노동개혁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개혁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 노동개혁은 물론 공공과 금융 등 다른 부분의 개혁동력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우리경제는 총체적인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수출은 올들어 11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고, 그나마 정부의 소비촉진책을 통해 3분기 성장률(전분기대비)을 1.2%로 끌어올렸지만 민간소비만으로 경제활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기업들도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투자를 미루고 있어 서비스산업 등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지 못하면 다시 주저앉을 가능성이 높다.

대외적인 여건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불투명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브라질과 러시아 등 원자재 수출국들을 중심으로 신흥국들은 속속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이 이달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 우리나라의 주요 시장인 신흥국들의 위기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 파장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상태에서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한국으로선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정부는 여야 정치권이 우리경제의 심각성을 감안해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등 구조개혁 법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