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각국의 대표들은 12일(현지시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담은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이 체결되자 일제히 ‘역사적인 날’, ‘성공적’이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195개 협약 당사국은 이날 파리 인근 르부르제 전시장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2020년 이후 신기후체제 수립을 위한 최종 합의문인 파리 협정을 채택했다.
총회 의장인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총회장 반응이 긍정적이었고 반대 목소리가 없다”며 “파리 기후협정이 채택됐다”고 선언했다. 파비위스 장관이 협정 통과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자 각국 대표들은 큰 박수를 보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껴안고 기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역사가 오늘을 기억할 것이다”라며 “파리 협정은 사람과 지구에 기념비적인 승리다”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트위터에 “미국의 지도력 덕택에 세계 대부분 국가가 파리 협정에 서명했다”며 “엄청난 성공”이라며 환영의메시지를 남겼다.
파리 협정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기로 한 첫 세계적 기후 합의다. 지난 1997년 체결된 교토 의정서에는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부여됐었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이견이 컸던 국제법적 구속력은 협정에 두지 않기로 했다. 다만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 계획안을 제출하고 5년마다 정기적으로 이행 상황을 검증하기로 했다.
파리협정에는 또 신기후체제의 장기 목표로 “지구 평균온도의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섭씨 2℃보다 ‘훨씬 작게’ 제한하며 섭씨 1.5℃까지 제한하는데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국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도서 국가나 기후변화 취약 국가들이 요구해 온 사항이다. 현재 지구 온도는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1℃가량 상승한 상태다.
한국을 포함한 187개국은 이번 총회를 앞두고 2025년 또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일 것인지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유엔(UN)에 전달했다. 그러나 당사국이 제출한 INDC 수준으로는 온도를 섭씨 2.7℃로 제한하는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당사국들은 또 지구의 온실가스 총 배출량이 감축 추세로 돌아서는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감축세에 접어들면 그 감축속도를 보다 높이기로 했다. 개도국의 경우 선진국보다 이 과정이 더 오래 걸릴 것이라는 차이도 인정했다.
아울러 당사국들은 협정을 통해 금세기 후반기에 인간의 온실 가스 배출량과 지구가 이를 흡수하는 능력이 균형을 이루도록 촉구했다. 합의문에는 온실가스를 더 오랜 기간 배출해온 선진국이 더 많은 책임을 지고, 개도국이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기술 이전 및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선진국은 2020년부터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처 사업에 매년 최소 1000억달러(약 118조15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일부 환경 운동가들은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이날 합의 내용은 충분하지 않다며 파리 에펠탑 주변 등지에서 시위를 벌였다.
총회는 전날인 11일 끝날 예정이었으나 협상 참가국 간 이견이 커 회의가 하루 연장됐다.
hchwa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