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신기후체제를 알리는 ‘파리 협정’(Paris Agreement) 채택은 우리나라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5년마다 상향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시하고, 또 검증해야 한다. 이행 방안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대책을 만들어 실천해야 할 부담도 있다. 동시에 신기후체제를 우리 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신기후체제는 그동안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해 왔던 기존 에너지 정책의 전면적인 수정을 의미한다. 기후변화는 에너지 소비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에서는 이제 값싼 화석연료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소비 행태에 변화를 꾀할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7위로 전 세계 배출량의 1.87%를 차지했다.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1.8t으로 세계 평균(4.5t)의 2배가 넘는다.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라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은 올라갔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그만큼 늘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저탄소 경제ㆍ산업 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지가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리 정부는 파리 협정에 앞서 지난 6월 말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 방안을 발표했다. 이 내용을 이번 파리 총회에도 제출했다.

온실가스 감축 방식은 각국 실정에 따라 다르다. 크게 절대적 방식과 상대적 방식이 있다. 절대적 방식은 특정 기준연도 대비 절대량을 제시하는 형태다. 이 방식을 채택한 미국의 경우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26∼28%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상대적 방식은 미래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망하고 특정 시점 전망치에 대비해 감축 목표를 내놓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해당한다.

정부 목표에 대해 산업계와 환경단체의 반응은 엇갈린다.

산업계는 목표가 지나치게 높다고 반발하는 반면 환경단체는 정부 목표치가 미국이나 유럽보다 낮고, 37% 중 산업 부문의 비중은 12%에 불과해 업계의 부담이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당초 우리나라는 더 낮은 수치를 제시하려다가 목표치를 37%까지 상향 조정해 발표했다. 그러나 이 목표도 1990년 온실가스 배출치의 2배에 이르는 등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여부도 큰 관심사다.

국제사회는 화석연료와 핵연료를 제외한 에너지원을 신재생에너지라 칭하는데 새로운 에너지와 재생 에너지를 합친 개념이다. 태양광과 풍력, 수력, 지열, 바이오매스(분뇨 등의 활용)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 정부는 신기후체제 출범에 대비해 지난달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전략’을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한다. 아울러 환경과 기상 측면에서는 제2차 국가기후변화적응대책(2016∼2020년)을 수립해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제1차 대책(2011∼2015년)이 추진돼왔다.

제2차 대책에는 경제, 사회, 환경 분야별로 중점 추진과제를 만들어 기후변화에 따른 친환경 정책이 담길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1월부터 온실가스 배출 권리를 사고파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했다. 이는 정부가 기업들에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허용량을 부여하고, 기업들은 허용 범위 내에서 생산 및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하는 것이다. 감축을 많이 해서 허용량이 남을 경우 다른 기업에 남은 양을 판매할 수 있다. 현재 할당 업체는 525개다.

2012년부터 ‘온실가스ㆍ에너지 목표관리제’도 시행했다. 이는 업체별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해 실천하는 제도다. 대상 업체는 312개다.

파리 협정 이행을 위한 국제 협상은 내년부터 시작된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이견을 조율하면서 우리의 실정을 잘 설명하는 외교적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신기후체제를 미래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