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좋게 말하면 ‘도심형 실버타운(CCRC)’, 나쁘게 말하면 현대판 ‘고려장’이다.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내각은 오는 2017년부터 ‘은퇴한’ 고령자 3500명의 이주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9일 보도했다. 국민 다수가 노인 이주 정책에 반대하고 있어 야권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예상된다.
아베 내각은 오는 11일 정부 자문기구인 유식자회의에서 은퇴한 노인의 지방 이주를 촉구하는 ‘평생활약마을(일본판 CCRC)’ 구상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고 본격적인 정책 실현에 나선다. 마이니치 조사 결과, 정부의 교부금을 받은 15곳의 시정(市町)은 은퇴 노인을 위한 수용시설 정비에 착수해 내년 2019년까지 총 3500명의 노인을 수용한다. 해당 시정에서는 고령자용 주택과 의료시설 등 고령자에 맞춘 경제환경이 주어질 예정이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노인들이 이주를 희망하느냐이다.
일본 간호 전문업체 케어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가 정부의 노인 이주정책에 반발했다. 설문에 응한 이들은 “저출산 고령자 대책을 노인에 한정해서 생각하면 안된다”며 “전문 의료시설이 구비된 지역으로 노인 인구를 분산시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세금ㆍ복지혜택 등을 이용해 노인들을 도심에서 쫓아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월간지 쥬요고론(中央公論)에서도 60%이상이 정책에 반대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설문조사에서는 찬성이 52.2%, 반대가 47.8%로 의견이 분분했으나, 찬성자들의 50% 이상이 ‘노인들의 동의 하에 선진적인 복지시설이 정비됐다는 전제 하’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아베 내각은 2016년 전국 각지에서 시범 사업을 실시해 고령화사회에 맞게 지방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노인 이주사업은 도쿄(東京)에 밀집한 노인 인구를 ‘도심형 실버타운’에 이주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마이니치(每日)신문과 아사히(朝日)신문은 수도이자 경제중심지인 도쿄가 ‘고령화 도시’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해왔다.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보수매체인 산케이(産經)은 “고령자의 지방 이주가 현대판 ‘고려장’과 달리 노인의 의사에 반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령자의 지방 이주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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