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오는 1일 3년만에 개최되는 한중일 정상회담은 우리 정부로선 ‘가시방석’이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두 고래의 싸움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남중국해 문제가 하루 이틀된 건 아니지만 최근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한일중 정상회의로 불똥이 튈 우려가 커졌다.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인 라센함(DDG 82)은 지난 27일 남중국해의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渚碧礁) 12해리(약 22.2㎞) 이내를 항해했다. 중국은 자국 군함을 보내 미 군함을 뒤쫓으며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조성됐다.
일본은 즉각 미국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우리 외교의 기본 축인 한미동맹과 함께 북핵 등과 관련해 절대적 협력이 필요한 중국 사이에 낀 우리 정부는 미중 어느 한쪽의 손도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9일 “우리는 남중국해에서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고, 분쟁은 관련 합의와 국제적으로 확립된 규범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은 갈수록 격화되는 분위기다.
우성리(吳勝利) 중국 해군 사령관은 최근 존 리처드슨 미 해군 참모총장과 화상회의에서 “미국이 중국의 계속되는 항의를 무시하고 독단적인 행동에 나선다면 중국은 국가 주권 및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며 “총성이 오가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경고의 수위를 높였다.
일본은 이런 중국의 반발에 미국을 측면 지원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30일 보도를 통해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회담 때 중국이 진행 중인 남중국해 암초 매립과 인공섬 조성에 강한 우려를 전달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한중일 정상회의나 한일 정상회담 등에서 아베 총리가 우리 정부의 분명한 입장 표명 필요성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일본이 우리 정부에 좀 더 확실히 미국 측에 설 것을 요구하면서 한중관계는 물론 한미관계를 이간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다.
우리 정부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남중국해 문제가 3국 정상회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방어’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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