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우연히 그물에 걸리거나 죽거나 다친 고래를 붙잡은 혼획(混獲) 건수가 2년 새 50% 넘게 급증했다.
우리나라에서 고래 포획은 불법이고, 혼획으로 붙잡힌 고래는 당국의 신고를 거쳐 음식점 등에 유통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업자들이 고래를 그물로 불법포획한 뒤 이를 우연히 그물에 걸린 것이라고 신고하고 있는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본지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국민안전처에서 받은 ‘고래 혼획 및 불법포획 처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혼획과 불법포획으로 잡힌 고래는 2012년 총 2669마리에서 지난해 1706마리, 올해는 9월까지만 1650마리로 집계됐다.
올 9월 기준 붙잡힌 고래를 종류별로 보면 상괭이가 1202마리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돌고래 249마리, 밍크고래 67마리, 잣돌고래 11마리, 기타 87마리 등의 순이었다.
문제는 그물에 우연히 걸렸다는 고래 혼획 건수가 이례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고래 혼획 건수는 2012년 968건에서 지난해 1470건으로 2년 새 51.8%나 급증했다. 올해는 9월 까지만 1238건에 달했다.
이와 관련, 일부에선 업자들이 고래를 불법포획해 혼획으로 신고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혼획과 포획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그물에 우연히 걸린 고래를 혼획으로 분류하지만, 일부러 그물을 던져 잡았다고 해도 이를 구분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미나 활동가는 “혼획된 고래는 DNA 샘플이 당국에 보관되지만, 음식점에서 DNA를 채취해 당국 샘플과 대조하면 샘플이 아예 없는 고기가 상당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울산은 지자체가 나서 고래고기 메뉴를 개발해 고래를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공교롭게도 울산 고래 축제 때는 혼획 건수가 더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관리 당국인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의 관계자도 “포획을 혼획으로 둔갑시키는 사례나 배 위 해체작업 등 불법 유통 경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회유하는 습성을 가진 돌고래를 그물로 잡는 일이 쉽지 않고, 고래 개체수 자체가 늘어난 것이 혼획 건수 증가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