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각국에서 왕을 부르는 칭호는 여러가지다. 하킴(Hakim)이 되기도 하고 에미르(Emir) 혹은 아미르(Amir)가 되기도 한다. 하킴과 에미르, 왕, 무엇이 다를까.
하킴이란 단어는 ‘왕’ 보다는 ‘통치자’, ‘군주’의 의미를 띤다. 바레인에선 초대 왕인 아흐메드 이븐 무함마드 이븐 칼리파 이후 12명의 지도자가 1971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전까지 모두 ‘하킴’이란 칭호를 썼다.
원래 ‘하킴’은 ‘통치자’, ‘지사’, ‘판사’ 등의 의미로 한 지역의 지배자라는 뉘앙스다. 하킴은 히브리어인 하캄(hakham)과도 비교할 수 있다. ‘하킴 알 바레인’이라는 말은 굳이 해석하자면 ‘바레인의 관리자’(caretaker of Bahrain)정도다.
‘하킴’은 이밖에도 ‘현명한 사람’, 약초로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 등으로 쓰이며, 종교, 과학, 의학, 이슬람 철학 등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박식한 학자를 언급할때도 쓰였다.
‘에미르’ 혹은 ‘아미르’는 ‘명령하다’라는 말에서 파생됐다. ‘황제’(emperor) 혹은 ‘사령관’(command in chief) 등의 뜻과 통한다. 특정지역을 통치하는 사람이란 의미가 있어서 ‘토후’나 ‘족장’이란 의미로도 사용된다. 봉건주의적 관점에서 ‘왕자’에게 에미르의 칭호를 쓰기도 한다.
현대 아랍국가나 작은 아랍 소국에서 ‘에미르’를 쓰며 바레인에서는 이사 이븐 살만 알 칼리파 전 국왕과 하마드 이븐 이사 알 칼리파 현 국왕이 이 칭호를 썼다. 에미르는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의 칭호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바레인에서 왕을 칭하는 말은 ‘말리크’(Malik)이다. 하마드 이븐 이사 국왕이 입헌군주제를 도입하고 2002년 왕위에 오르면서 이 호칭을 사용했다. 역시 지도자나 통치자의 의미를 가진다. 하마드 이븐 이사 국왕은 바레인에서 에미르, 말리크를 모두 사용했다.
문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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