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담(ADMM-Plus)에서 얼굴을 맞댄 한ㆍ중 국방장관 양자회담에서 우려했던 중국의 ‘몽니’는 없었다.

남중국해를 놓고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을 향해 한민구 국방장관은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당당하게 밝혔다.

한 장관은 지난 4일 ADMM-Plus 본회의 연설에서 우리 정부가 고민해 수위를 정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한 장관은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에게 “대한민국 정부는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항행·상공(上空) 비행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남중국해 문제에 관한 한 미국 정부의 편을 들어준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반발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회담에선 양국 국방부간 직통전화(핫라인)을 증설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하며 일정 부분 성과도 거뒀다.

양국 국방부는 이어도 남쪽 해상까지 확장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서 해상과 공중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양국 해ㆍ공군에 각각 핫라인 1개씩을 추가 증설하는 방안에 대한 실무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창 중국 국방부장은 한 장관에게 내년 초 중국을 공식 방문해 달라고 제의했고 한 장관은 기자들에게 이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장관은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 통일 과정에서도 중국과 잘 보조를 맞춰서 노력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좋은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내실 있는 회담이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이어 ADMM-Plus에서까지 남중국해와 관련해 미국의 편에 선 것은 자칫 외교적 실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항해와 상공 비행의 자유’를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국제법에 따른 평화적 해결’ 정도로 수위를 조절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한 장관의 남중국해 발언은 사실상 정부의 뜻을 확실히 밝힌 것”이라며 “당장 중국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고 있지만, 어떤 시기에 어떻게 화살이 되돌아 올지는 알 수 없다”고 내다봤다.

양 교수는 “자칫 남중국해 갈등을 계기로 한미일 대 북중러의 구도가 다시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 핵문제 해결의 키를 쥔 중국과 대립하는 모습은 대북정책에 이로울 게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ADMM-Plus는 아세안 국가들과 국방협력을 다지는 계기도 됐다.

한 장관은 미얀마의 세인 윈 국방부 장관과 가진 양자회담에서 미얀마 국방사관학교에 한국어 과정을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또 말레이시아의 히삼무딘 후세인 국방장관과 회담에서는 우리 방산제품의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확대의 계기를 마련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짧은 일정으로 아세안 여러 국가의 국방장관과 만나 의미 있는 결실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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