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양영경 기자] 성폭행 혐의로 의원직 제명 절차를 앞둔 무소속 심학봉 의원이 자진사퇴했다. 사퇴 사유로는 ‘일신 상의 이유’라 밝혔다. 본회의에서 공식 제명되는 ‘오명’을 피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심 의원 측은 12일 오전 국회 사무처에 자진 사퇴서를 제출했다. 심 의원은 사퇴 사유로 ‘일신 상의 이유’라 표기했다. 앞서 심 의원과 가까운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대구경북의원모임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심 의원이 사퇴서를 내기로 했다”며 “접수 마감 시간이 있기 때문에 오전 중에 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국회는 오후 본회의를 열고 심 의원 제명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지난 9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심 의원 제명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고 이날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를 거쳐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제명이 확정되는 수순이다.

심 의원이 자진사퇴를 결정한 건 제명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심 의원이 본회의에서 제명되면 국회 역사상 두번째로 제명되는 국회의원이 된다. 첫번째 제명된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 1979년 박정희 독재 정권을 비판하다가 공화당 등으로부터 강제 제명됐다.

심 의원이 제명되면 불미스러운 사유로 의원직에서 제명되는 사실상 첫번째 의원이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오명을 피하고자 최종적으로 자진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이 악화돼 본회의 표결에 들어가면 가결 가능성이 높은 점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자진사퇴를 하더라도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제명안이 아닌 사직서 수리 절차로, 재적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사직서가 수리된다.

앞서 강용석 전 의원도 ‘여대생 성희롱 사건’으로 본회의에 제명안이 상정됐으나 무기명 투표에서 부결됐다. 당시 부결된 이후 ‘제 식구 감싸기’란 역풍이 거세게 일었다. 총선을 앞두고 여론에 민감한 상황에서 여야 의원 모두 강 전 의원 당시처럼 심 의원을 감싸기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