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강도 금융개혁을 주문한 가운데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보신주의에 길들여져 역동성과 신규 고용창출 기능을 상실, 이의 회복을 위해서도 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외형적으로 크게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창출은 커녕 고용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특히 최근 사상 최저의 초저금리로 시중유동성이 풍부함에도 금융이 제기능을 하지 못해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 역할을 하고 있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금융 및 보험업 취업자수는 2분기 현재 78만7000명으로 2년 전인 2013년 2분기의 87만9000명에 비해 10.5%(9만2000명) 감소했다. 주요 산업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큰 것이다. 이 기간 경기 부진 속에 전체 취업자가 1483만9000명에서 1505만2000명으로 1.4%(21만3000명) 늘어난 것에 비추어 볼 때 금융 및 보험업이 고용촉진은 커녕 걸림돌이 됐던 셈이다.

금융 및 보험업 취업자수는 2007년 4분기 83만명까지 증가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 2분기에는 74만4000명으로 10만명 가까이 줄었다. 이후 금융위기의 파장을 넘어서면서 다시 증가해 2013년 2분기에는 88만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이 최근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인력 감축에 나서 올 2분기까지 7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초저금리로 시중유동성이 풍부하고 산업활동 촉진을 위한 금융의 역할이 중요해졌음에도 금융사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수수료 등 안정성 위주의 영업에 치중해 금리인하 효과가 경제전반에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시중유동성을 이용해 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상품의 개발이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경직된 노사관계 등으로 고용을 창출하는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페루 리마를 방문 중인 최 부총리는 11일 “금융개혁은 사실 기대에 많이 못 미친다”며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한 축을 이루는 노(勞) 측의 힘이 너무 강해 역동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구체적으로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금융회사가 어디 있느냐”고 근무행태를 지적하면서 “일하는 시간을 늘리지 않아도 노사간 합의에 따라 근무 형태를 바꾸면 되고 시대 변화에 맞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개혁방향도 제시했다.

앞서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금융업 경쟁력은 87위로 후진국 수준인데다 1년 전(80위)에 비해서도 7단계나 떨어져 충격을 주었다. 금융계에선 이 평가가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의 설문에 주로 의존해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지만 최 부총리는 “조사 방식을 탓하기 전에 왜 금융이 국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때문에 향후 금융개혁은 금융의 역동성을 살려 금융이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고, 고용창출 기능을 회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정부의 규제완화와 금융업 노사협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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