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를 통해 유모차를 구입하려던 주부 장모(30ㆍ여) 씨. 거래 중이던 판매자가 중고 사기 전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거래를 중단했다.
장씨는 판매자에게 즉각 “중고거래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거래를 취소하고 신고하겠다”고 말했고, 판매자는 장씨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장씨가 이에 화를 내자, 판매자는 장씨의 딸을 대상으로 한 협박을 하기 시작했고, 장씨는 놀란 마음에 판매자를 수신거부했다.
더욱 두려운상황은 이때부터였다. 새벽 3시, 오전 6시 등 야심한 시각에 판매자 뿐 아니라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오기 시작한 것. 장씨의 카카오톡에는 동남아 국가 출신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뜨기도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장씨는 경찰에 해당 상황에 대해 문의했지만, 수신거부를 한 터라 증거가 없어 속수무책이었다. 장씨는 “거래를 위해서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가 상대방에게 알려진 상황이라 더욱 무서웠다”며 “다시는 중고거래를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고거래가 개인정보유출의 온상이 되고 있다.
거래를 위해 전화번호와 주소는 물론 필요함 물품에 의해 다양한 신상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딱히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어 무분별한 피해자만 양산하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 중고거래는 대개 일부 사이트에서 개인과 개인의 거래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기 전력이 없는 사람이라도 거래 중 마음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악의적으로 상대방의 개인정보로 괴롭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주부 김모(35ㆍ여) 씨도 최근 상품권을 사기 위해 중고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낭패를 봤다.
“카드로 돈을 내려면 수수료도 내라 ”는 판매자에게 “수수료는 낼 수 없다”고 맞서자 스토킹을 하기 시작한 것.
휴대전화를 차단하자 회사 전화번호를 알아내 하루에도 수십차례 씩 전화를 하고 욕설을 했다.
김씨는 “상대방이 범죄자는 아닌것 같았지만 고작 몇 천원의 수수료 때문에 악의적으로 괴롭혀 결국 수수료를 주고 스토킹에서 해방됐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중고 관련 사이트나 블로그 등에는 “거래 중 갈등이 생겼는데 상대방이 내 휴대전화 번호를 다른 사이트에 올려 하루에도 몇 차례씩 이상한 전화가 온다” “거래를 취소했더니 카카오톡으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음란물이 계속해서 오고 있다”는 게시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간 거래 중 발생하는 갈등은 대개 판매자와 구매자간 싸움으로 변질돼, 협박이나 스토킹 등 범죄가 성립되기 쉽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상 중고물품 거래는 필연적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감정다툼은 자칫 판매자의 행동을 합법적으로 만들 소지가 있다”며 “거래 전의 표현도 추후 고소에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인정보를 제공하기 전 판매자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는 것. 실시간으로 온라인 사기범의 사기행각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사이트 ‘더치트’는 주의사항을 통해 “판매자의 정보를 아는 것은 구매자의 권리인만큼 판매자의 위치와 이름 등을 적극적으로 물어봐야 한다”며 “판매자의 이름과 받는 자의 이름이 다르거나, 판매자가 알려준 은행의 계좌번호를 통해 개설점을 확인하고, 임시번호를 사용할 경우 실제번호까지 확인해야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