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동물을 학대해도 될까요?”

지난 6일 서울대학교의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는 환경동아리 ‘씨알’이 서울대학교 미대 우석홀에서 진행된 한 전시회에 대해 비난하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전시회에서 이 학교 학생이 살아있는 병아리를 전시용으로 사용한 것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씨알 측은 “어둡고 춥고 건조하며 숨을 안식처도 없는 환경에서 어떠한 보호도 없이 병아리를 작품에 사용한 것은 명백한 동물학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시 영상을 통해 확인한 결과, ‘열렬한 투쟁과 더불어 객관성의 지반’이라는 이름의 전시에는 6~7마리의 병아리가 암실에서 강한 조명을 받으며 놓여있었다.

씨알은 “어린 병아리는 조그마한 환경에서도 쉽게 스트레스를 받고 습도가 부족하면 물을 찾고 불안해하고 소화불량이 생기다가 탈수증이나 항문폐쇄증 등으로 죽기도 한다”며 “병아리는 우리에게 말을 건네지 못하는데 전시장 한가운데 놓였을 때 느꼈을 불안감을 상상해봤느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즉각 토론의 장이 열렸다. 일부 학생들은 “해당 학생과 미대 측은 이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명백한 동물학대”라고 씨알의 의견에 동의했지만, “도축을 위한 동물학대도 많은데 굳이 전시회에 올라온 병아리를 두고 문제제기를 하는 건 위선”이라는 반대글도 많았다.

실제로 동물을 전시에 사용하는 일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사진작가들이 야생화를 찍기 위해 인근의 생태계를 쑥대밭으로 만들거나, 지난 2010년에는 서울의 한 자치구에서 생후 7개월된 아기호랑이를 유리관에 넣어 전시하다가 주민들의 비난으로 전시가 취소된 일도 있다.

예술가들의 경우 살아있는 동물의 사용을 “예술로 바라봐야 하며, 환경을 잘 갖춰주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동물학대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동물관련 시민단체에서는 이같은 살아있는 동물을 전시회에 활용하는 것 자체가 동물보호법에 어긋날 뿐 아니라 명백한 동물학대라고 보고 있다.

서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