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회사원 이모(31)씨는 지난달 22일 제주도 여행 중 성산읍 섭지코지를 찾았다가 하얀 해변 등대 앞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보고 고개를 설래설래 저었다. 그는 “파도가 거칠게 몰아치는데 태연히 낚시를 하는 모습이 꽤 불안해보였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문제의 갯바위에선 사고가 발생했다. 오후 1시 20분께 갯바위를 산책하던 관광객 A(20)씨가 파도에 휩쓸린 것이다. 항공기와 경비함 등이 수색에 나섰지만 A씨는 3시간여 뒤에서야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제주 추자도 인근에서 낚시어선 돌고래호 전복 사고로 21명의 탑승자 중 18명의 사망ㆍ실종자가 발생한 가운데, 낚시 등을 위해 파도가 사납게 이는 갯바위에 접근했다가 안전 사고를 당한 사례가 지난해에만 나흘에 한 번꼴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 통계에 따르면 갯바위에 고립되거나 물에 빠지는 등 갯바위에서 발생한 사고 건수는 2012년 92건, 2013년 97건, 2014년 85건 등으로 3년간 총 274건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역시 이 기간에 21명이나 발생했다.

사고를 당하는 사람 중에는 현지 주민도 있지만 주로 위험지대나 물때 등 그 지역 사정을 모르는 행락객이 대부분이라고 해경은 설명했다. 특히 갯바위 낚시꾼들이 주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만큼 낚시에 집중하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잦았다.

지난 1월 인천 강화군의 한 갯바위에서 낚시꾼 2명이 고립돼 소방이 구조에 나섰다. 이들은 물이 차오르는 걸 알지 못한 채 낚시에 열중하다 갯바위에 고립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거제 장승포의 한 갯바위에선 낚시꾼이 바위에 끼이는 사고도 있었다.

이처럼 접근이 쉬운 갯바위에서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이들 갯바위를 일일이 통제하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결국 개개인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해경은 지적했다.

해경 본부 관계자는 “갯바위 낚시를 하려면 미끄럽지 않은 신발과 구명조끼는 기본이고, 특히 서해나 서남해의 경우 조수간만의 차가 크기 때문에 물때를 미리 파악해두는 등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