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ㆍ민상식ㆍ김현일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또 한 번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9일 미국의 온라인 학자금 대출업체 ‘소피(SoFi)’가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를 유치했다고 보도했다. 소피는 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마이크 캐그니(Mike Cagney)가 2011년 설립한 금융 스타트업이다. 이미 지난 3월, 본지 슈퍼리치섹션의 ‘내일은 슈퍼리치’ 코너를 통해 캐그니의 사업 스토리를 소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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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는 하버드, 스탠퍼드, 펜실베니아, 노스웨스턴대 등 명문대 출신의 ‘성공한 동문’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학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재학생ㆍ졸업생들에게 대출해주는 ‘학맥(學脈) 모델’로 성공했다. 게다가 모든 대출 심사가 스마트폰이나 PC로 이뤄져 절차도 간단하다. 최근 모기지와 일반 대출로도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포브스는 올해 기업공개(IPO) 유력 후보군에 소피를 포함하기도 했다.
이같은 소피의 남다른 행보는 손정의 회장의 눈에도 들어왔다. 손 회장은 1조원이 넘는 돈을 소피에 전격 투자하기로 하면서 창업 4년차의 신생 기업에 날개를 달아줬다. 2월까지만 해도 13억달러였던 소피의 기업가치는 6개월 만에 40억달러(약 4조8000억원)로 뛰었다. 캐그니의 지분율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의 개인 자산에도 큰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손 회장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캐그니는 증시 상장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만약 소피가 상장된다면 곧 ‘마이크 캐그니’라는 새로운 슈퍼리치의 탄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 회장은 자산 140억달러(약 16조7000억원)로 세계 75위의 부호다. 이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본 최고의 슈퍼리치 중 한 명이다. 그런 그가 최근 신생 기업들에 과감한 투자를 하며 젊은 기업가들의 운명을 바꿔놓고 있다. 이쯤되면 손 회장을 ‘슈퍼리치 메이커’라 해도 손색없다.
‘손의 후광’을 입은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다. 2000년 손 회장은 마 회장과 만난 지 6분 만에 2000만달러(약 240억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당시 가난한 청년 기업가였던 마 회장은 손 회장의 지원을 등에 업고 사업을 키워나갔고, 결국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의 주인이 됐다. 작년 알리바바그룹의 뉴욕증시 상장으로 마 회장은 물론 투자자 손 회장까지 자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두 사람은 중ㆍ일 최고부호 자리에 동반 등극하기도 했다. 현재 마 회장의 자산은 220억달러(약 26조3000억원)로 손 회장을 앞질러 있다.
지난 6월, 손 회장은 국내 스타트업에도 손을 내밀었다. 전자상거래업체 쿠팡에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면서 또 한 번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덕분에 20억달러였던 쿠팡의 기업가치는 최대 50억달러(약 6조원)까지 치솟았다. 기업공개 시 김범석 쿠팡 대표의 자산도 1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돼 슈퍼리치에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 손 회장은 동남아 지역 콜택시 업계에도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동남아의 우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인도의 ‘올라 캡스(Ola Cabs)’와 싱가포르의 ‘그랩 택시(Grabtaxi)’에 각각 2억1000만달러(약 2300억원),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를 투자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손 회장의 전폭적인 투자는 두 회사의 몸값도 올려놨다. 올라 캡스와 그랩택시의 기업가치는 각각 25억달러(약 2조7900억원), 16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최근 IT업계에서 들려오는 대규모 투자소식을 보면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그 중심에 서있다. 재일교포 3세이자 미국 버클리대에서 유학한 손 회장은 국적을 묻는 사람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저의 국적은 일본도 아니고 한국도 아닙니다. 인터넷입니다. 인터넷 안에 우리의 미래가 있습니다.”
인터넷 세상에 대한 손 회장의 믿음은 국적에 상관없이 IT분야 스타트업들에 거침없이 투자를 하는 그의 결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손 회장의 손을 잡은 젊은 기업가들은 슈퍼리치의 꿈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