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위 1.2평 정도의 공간에서 끝없이 밀려오는 차량을 밝은 미소로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고속도로 통행료 수납원이다. 여름 휴가가 막바지에 다다른 25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서울영업소를 찾았다. 이곳은 상·하행선 합쳐 32차로로, 전국에서 최대 통행량을 자랑하는 ‘국가대표’ 영업소다.

통행료 수납원들은 영업소에 걸린 전신거울 앞에 서서 옷매무새를 매만지고 얼굴 근육을 풀며 근무시간을 준비하고 있었다. 서울영업소에는 117여명의 수납원이 24시간을 3개 시간대로 나누어 일하고 있다. ‘하이패스’ 시스템이 등장하는 등 요금 징수 방법이 기계화되면서 직원 숫자는 많이 줄었다. 통행료 수납원들이 일하는 1.2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책상, 의자, 컴퓨터와 비슷한 생김새의 통행료 처리기, 그리고 냉·난방기가 전부다. 요금을 내려고 운전자가 창문을 내리는 순간. 부스에 앉은 수납원들은 긴장한다. 이유 없이 신경질 내는 운전자들, 욕을 내뱉는 운전자들, 최근 문제가 되는 성희롱 운전자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트라우마다.

최근엔 대부분의 부스에 녹화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운전자의 불미스러운 행동은 고스란히 영상으로 남는다. 서울영업소에서 만난 11년차 통행료 수납원 오화자씨(50·여)는 고객들의 짜증과 욕설에 대응하는게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 그의 대처법은 간단하다. 일단 참는다. 그리고 더 밝게 웃는다. 그는 “욕을 듣더라도 바로 잊어 버려야 다음 고객을 대할 수 있어요”라며 “밝은 미소로 ‘수고하세요’라고 말해주는 손님이 제일 반갑다”고 말했다. “청렴한 나의 미소, 행복한 고객의 미소”라는 슬로건처럼 고객들의 따뜻한 미소가 수납원들에게는 일의 피로를 풀어주는 청량제다. 운전자와 통행료 수납원이 마주하는 시간은 불과 10여초에 불과하다. 운전자들이여~ 교통체증과 얌체운전, 장시간 운전에 짜증이 났더라도 이 찰나의 시간만큼은 밝은 미소를 건네며 잠시 여유를 되찾는 건 어떨까.

글·사진=이상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