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ㆍ박수진 기자] 롯데가(家)의 볼썽사나운 경영권 분쟁이 하반기 정국 최대 이슈인 노동시장 개혁 구도마저도 흔들고 있다.
야당은 이번 ‘롯데 사태’를 계기로 노동시장 개혁뿐 아니라 재벌 지배구조 문제 등 개혁범위를 넓혀야 한다며 전선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야당은 실제 계류 중인 재벌개혁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하지만 여당은 이를 ‘끼워넣기’라고 반박하며 노동시장 개혁의 정기국회 내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재벌개혁이 연계될 경우 노동개혁의 스텝이 꼬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野 잠자고 있던 ‘재벌개혁법’ 손 본다=롯데발(發) 경영권 분쟁은 노동개혁과 재벌개혁을 연계 추진하려던 야당에는 호재다. 대타협기구를 구성해 노동문제와 더불어 재벌을 중심으로한 자본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목소리로 재벌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재벌의 불투명한 구조가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며 “재벌 개혁이 전제되지 않은 독단적인 노동구조 개편은 사회적갈등만 불러온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재벌개혁 관련 법안을 총 정리해 하반기 국회에서 중점 추진할 주요 법안들을 선별한다는 계획이다. 순환출자 금지 등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재벌 개혁의 중심은 순환출자 금지다. 이미 지난 대선에서 여야 모두 순환출자 구조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제까지 실천이 되지 않았을 뿐 이미 답은 나와있고 관련 법안들도 많이 발의가 된 상태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법안을 살펴보면 재벌의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이 원내대표가 지난 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 김기식 의원이 발의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이 대표적이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가 자산대비계열사 주식과 채권을 취득가 대신 시가 기준으로 개선해 3%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삼성생명을 연결고리로 그룹의 지배권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 오너가를 정면 겨냥하고 있어 ‘삼성생명법’이라고 불린다.
김 의원이 발의한 독점규제법안도 기업의 순환출자구조 고리를 끊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 3일 박영선 의원이 발의한 상법개정안도 우호세력 확보를 위한 자사주 매각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재벌의 지분 싸움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에 재벌개혁 법안 처리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이상민 국회 법사위원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새누리당은 재벌개혁에 관련된 법안들의 제정에 적극 참여해야한다”고 촉구했다.
▶與 “노동시장 개혁 논의 시급”=반면 노동시장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여당은 재벌개혁과 노동개혁은 연계할 사항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위 위원장인 이인제<사진> 최고위원은 이날 TBS ‘열린아침 고성국입니다’에 출연해 “(노동시장 개혁은) 시간이 촉박한 개혁과제라 정기국회 안에 마쳐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 최고위원은 “내년엔 총선이 있고 19대 국회가 사실상 끝나 개혁이 표류할 수 있다”면서 “노사정위가 늦어도 담주까지 재개되고 8월 말, 9월 중순 이전에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야당이 재벌개혁 등 문제를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하는 데 대해 “사회적으로 시끄러운 롯데 문제 등 경제민주화 구조적 문제는 더 큰 개혁이 필요한 분야”라면서 “그런데 그것 때문에 시급한 과제를 섞어서 (노동시장 개혁을) 표류시키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선 시급한 과제는 노사정위에서 하고 있으니까 마무리하고, 더 큰 과제는 20대 국회 때도 해야 하니까 그런(별도의) 논의 구조 만들면 된다”고 덧붙였다.
여당 노동시장개혁특위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노동시장 개혁 문제는 노사정 논의 중심으로 하는 게 낫고 또다른 아이템은 필요하다면 별도로 해야 하는 것이지 노동개혁과 함께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다른 의제를 끼어넣으면 당장 시급한 노동시장 개혁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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