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죽음의 고속도로’라 불리는 88고속도로에서 또다시 대참사가 발생했다.
문상 가던 가족 등이 탄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온 트럭과 정면충돌로 5명이 즉사했다. 중앙분리대가 없는 고속도로의 참사였다.
국내 고속도로 중 유일하게 중앙분리대가 없고 급커브 구간이 많아 ‘죽음의 도로’라 불리는 88고속도로가 올해 말 4차로 확장 공사완공을 앞두고 또 한 번 비극적인 사고로 오명을 쓰게 된 것.
19일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0시께 전북 남원시 아영면 88고속도로 하행선 지리산 휴게소 입구 인근에서 오모(69)씨가 몰던 1t 트럭이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4.5t 트럭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사고로 1t 트럭에 타고 있던 오씨와 김모(61)씨 등 차량에 탔던 5명 전원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고 역시 일반적인 고속도로와 달리 중앙분리대가 없는 88고속도로의 ‘특징’으로 인해 사고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가 큰 사고로 이어졌다.
고속도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제한 속도가 시속 80㎞에 불과하고, 급커브 구간과 중앙분리대가 없어 전국 고속도로 중 100㎞당 사망자 수가 3.3명으로 평균(1.6명)보다 두 배 이상 많다. 2003∼2007년 고속도로 치사율(사고로 인한 100명당 사망률)도 20.38명으로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23개 고속도로 노선 중 가장 높았다. 공포의 고속도로다.
사고 위험성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2008년 대부분 2차로인 도로를 전 구간 4차로로 확장하고 급커브 구간을 직선화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88고속도로 확장공사는 재정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애초 2013년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2015년 12월로 완공이 미뤄졌다.
이번 사고로 숨진 사망자들은 남원시 아영면 봉대리와 봉대리 인근 인풍리에 사는 주민들로 이날 한 동네 이웃의 상가에 문상을 가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이 중 부부 한 쌍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경찰 관계자는 “88고속도로는 ‘죽음의 도로’라고 불릴 만큼 위험한 구간이 많다. 이번에 사고가 난 구간도 중앙분리대가 없어 사고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가 큰 사고로 이어졌다”며 “올해 완공이 되기 전까지 88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은 각별히 교통안전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속도로의 사고 위험을 예방적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운전자에게 떠맡긴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