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우리은행 민영화가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선회하면서 구체적인 매각 방식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보다 조기 민영화에 방점을 찍은 만큼 시장형성가격에 초점을 맞춘 최저가 역경매방식인 ‘네덜란드식 역경매’(더치옥션) 방식이 새롭게 거론되고 있다. 흥행저조와 낮은 주가 상황을 고려해 일단 국민연금 등 연기금에 우리은행 지분을 넘겨 기업가치를 제고한 뒤 시장내 지분매각을 통해 과점주주체제를 만드는 ‘단계적 민영화’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과점주주 체제+조기 민영화 목적이면 ‘더치옥션’방식 적격=더치옥션 방식은 무엇보다 신속한 민영화와 흥행성을 최우선으로 염두한 방안이다. 가격을 차차 내려 부르는 경매방식으로 한 상품에 대해 여러 명이 입찰하는 경우, 낙찰자 모두 낙찰자 중 가장 낮은 가격으로 입찰한 사람의 입찰 가격으로 상품을 사게 된다. 가령, 매도자가 지분 30%를 매각할 때 주당 2만원에 10%, 주당 1만9000원에 10%, 주당 1만7000원에 10%가 접수되면 최고가부터 시작해 30%의 지분이 걸리는 주당 1만7000원에 전체 30%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매수 희망자가 시장 자체에서 형성된 가격을 제시하되, 자신만 비싸게 사는 위험이 없어 굳이 낮은 가격을 제시하지 않아도 된다. 이로 인해 매각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실제 매각가도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턱없이 낮은 가격을 쓸 경우 순위에 밀려 지분을 인수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간의 ‘희망수량 경쟁입찰방식’은 쓰는 가격에 따라 인수가격이 제각각이 되는 만큼 인수희망자들이 최대한 가격을 낮춰쓰는 역효과를 냈다. 전문가들은 경영권 지분 뿐 아니라 소수지분 매각에도 실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금융위원회도 이 방식을 매각 방식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이 방법을 내놓는다면 매각은 상당히 순조로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이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재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국가계약법상 적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수요조사를 통해 과점주주 구성에 대한 방침을 정한 뒤 본격적으로 더치옥션 방식에 대한 공론화에 나설 계획이다. ▶과점주주 체제+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고려한다면 연기금 통한 투스텝 매각=우리은행의 낮은 주가는 민영화를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다.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선 적어도 주당 1만3500원은 돼야 하지만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9000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24% 증가했고 중간현금배당(주당 250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요지부동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시장에선 “민영화 전엔 우리은행 주가는 절대 오르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지배적이다. 예보와 맺은 이행약정(MOU)가 완화돼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국민연금ㆍ공무원연금기금ㆍ우체국보험기금ㆍ사학연금기금 등 연기금에 우선 우리은행 지분을 넘겨 단계적 민영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요가 미미한 상황에서 저평가된 우리은행을 헐값에 파는 것보다는 1단계로 연기금에 우리은행 지분을 넘겨 정부 통제로 떨어진 주가를 우선 올리자는 것이다. 이후 2단계로 연기금이 시장에서 지분 매각을 통해 자연스레 과점주주 체제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일종의 투스텝 매각방식인 셈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우리은행 지분 7%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말이 쉽지 과점주주 체제를 하루 아침에 만들긴 쉽지 않다”면서 “연기금이 정부가 운용하는 지금이긴 하지만 정부보단 기관투자자 밑이 기업가치제고와 민영화엔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과연 금융위가 소관업무를 보건복지부 등 다른 부처로 넘기려고 할지는 두고볼 일”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당장 급하게 팔기보다 시장상황을 지켜본 뒤 재매각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단 분석도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전 금융연구원장)는 “당장 공적자금회수를 우리은행 매각을 통해서만 해야하는 것도 아닌데 시장상황이 안 좋은 지금 헐값에 팔 필요는 없다”면서 “몇 년 더 지켜본 뒤 재매각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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