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박 모씨. 부인과 제주도 휴가 중 교통편으로 자동차를 렌트할 생각에 모 렌터카업체를 방문했다. 렌트료는 모하비 4일 26만원. 문제는 운전자의 실수로 인해 차량이 파손됐을 때 이를 보상해주는 면책금을 무려 20만원이나 요구했다.
박씨는 자신의 자차보험료를 포함한 연간보험료가 5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폭리를 취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손해보험사들이 렌터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금전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렌터카전용 자기차량손해특약 상품(렌터카전용 자차보험)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상품의 개발이 활성화될 경우 렌터카업체들의 면책금 제도를 통한 폭리를 다소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차보험의 손해율 등 위험 부담이 큰 만큼 상품 개발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1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전 손해보험사에 렌터카전용 자차보험 상품 개발을 권고했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최근 금감원이 연락을 통해 렌트카전용 상품개발을 권고해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상품 개발을 추진 중”이라며 “이르면 오는 8월께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렌터카업체 대부분은 렌터카에 대해 자기신체사고를 비롯 대인배상, 대물배상 보험에 가입한다. 하지만 의무가입이 아니고 보험료가 비싼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에 미가입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때문에 운전자 과실로 사고가 나 렌터카 수리비가 발생하면 보험처리를 못해 고스란히 이용자가 수리비 전액을 물어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휴차로 인한 손실금도 모두 소비자 부담이다. 이에 대비해 렌터카 업체들은 이용자들에게 면책금을 받는다. 렌트료외에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에 이르는 면책금을 미리 받고, 사고가 나면 고객 대신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것.
문제는 소비자들이 면책금을 자차보험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면책금 수준이 실제 자차보험료보다 수십배에 이르는 등 렌터카업체들이 면책금을 통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렌터카업체들이 보험료가 비싸다는 이유로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반면 자차사고 시 수리비를 강조하면서 렌터카 이용자들의 심리적 부담을 자극해 면책금 장사를 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면책금을 자차보험으로 오인하고 있고, 실제 자차보험료보다 수십배의 금전적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과 손보업계는 렌터카 이용자들을 위한 렌터카전용 자차보험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들이 렌터카업체들의 면책금을 보험료로 오인하고 있고,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면서 “현재 렌트카전용 자차보험 상품을 2~3곳의 손보사들이 개발한 상태로, 짧은 기간 렌터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확대해주자는 취지로 전 손보사들에게 렌트카전용 자차보험 상품 개발을 권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양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