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와 외환이 드디어 하나가 됐다. 지난 13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1년이란 긴 힘겨루기를 끝내고 조기통합에 합의했다. 또 다시 기상천외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통합 하나-외환은행은 오는 9월 1일 출범한다.
서류상 통합은 사실상 끝났지만 앞으로의 길은 더 멀다. 화학적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굵직한 합의내용을 세세한 부분으로 쪼개 논의해야 하고 사내문화도 융합해야 한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최근 만난 한 하나은행 직원은 이런 말을 했다. “외환은행 노조가 결국 굽혔으니 외환 직원들에겐 떡고물이 떨어지겠지만 우리(하나은행)들까지 주겠냐”면서 “외환은행 연봉을 깎진 못할테고 그럼 우리 연봉이 높아져야 하는데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줄지…”라고 말이다. 외환 달래기로 상대적으로 하나 직원들이 차별 받는 건 아닌지에 대한 걱정이었다.
반대로 외환은행 직원들은 인사를 염려했다. “솔직히 ‘라인’ ‘파벌’이라는 게 없을 수 없는데 과연 인사ㆍ승진에서 외환 출신들이 차별받지 않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적어도 수 년간은 인사때마다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털어놨다.서로 다른 조직문화도 걱정거리다. 하나은행은 보수적인 반면 외환은행은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라는 게 금융계 평가다. 화학적 통합엔 ‘조기’가 없다. 아니 조기에 ‘빨리 빨리’ 서둘렀다간 부작용만 커진다. 서울은행과 신탁은행이 합친 서울은행이나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으로 생긴 한빛은행이 합병 이후 파벌갈등 등 심각한 내분을 겪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극적으로 노사협상을 이끌어낸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발언이 마음에 걸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회장은 노사협상 타결 이후 “전산 통합을 시작으로 조직 문화까지 두 은행이 화학적통합을 이루는 시간은 1년 이상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류 사인하는데만 1년이 걸렸는데 수십 수백가지가 얽힌 현안과 수십년간 쌓인 문화를 어떻게 1년만에 바꿀수 있을까. 참고로 성공적인 통합사례로 꼽히는 신한과 조흥은행은 3년 가량 투뱅크-원체제를 유지하면서 서서히 하나가 됐다. 통합을 위해 운영한 태스크포스팀도 1000여개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