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버블경제 붕괴로 잃어버린 20년을 보낸 일본이 중국 부동산 투자자들이 밀려들며 다시 부동산 시장 버블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중국인 투자자들은 호주와 미국에 이어 일본 도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도쿄 아파트 가격은 지난 2년 간 11% 올라 1990년대 초반 이후 최고수준을 보였으며 이는 중국인들의 초기단계 부동산 매입이 일부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인들이 도쿄 부동산시장으로 모여드는 이유는 2020년 도쿄올림픽과 22년 만의 엔저효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시드니-밴쿠버에 이어…도쿄 부동산 시장으로 밀려드는 중국 투자자들
[사진=게티이미지]

블룸버그에 의하면 중국인 투자자들은 마치 쇼핑하듯 부동산 시장 투어를 다니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나타운이 위치한 도쿄 이케부쿠로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한 중개업자는 지난 6개월 동안 거래량이 3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외국인들로서는 엔저가 부동산 투자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한다. 지난 2년여 동안 엔화는 41% 하락했고 다른 해외 대도시보다 일본의 투자수익이 높다는 분석이다.

노모히코 타니야마 노무라증권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도쿄 부동산은 가격이 싸고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다”며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부동산 투자가 가능한 숫자가 제한된 곳과는 달리 (도쿄는)건물의 품질도 좋고 투자기회도 많다”고 말했다.

미국과 호주는 이미 중국인 투자자들의 손길이 닿은지 오래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중국인들이 이미 시드니 신규주택 중 4분의 1을 매입했고, 6년 뒤인 2020년이 되면 부동산 가격이 2배 뛰어올라 4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3월까지 1년 간 중국, 홍콩, 대만인들이 매입한 집은 모두 286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