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내수에 덮친 메르스 쇼크 백화점·대형마트 등 매출 큰 타격 외국인관광객 방한 취소 2만여명 사스·세월호 당시 상황과 닮은꼴 사태 장기화땐 3% 성장도 난망

메르스 공포가 내수시장을 덮치면서 이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세월호’의 악몽을 연상케 하고 있다.

메르스에 대한 불안으로 위축된 소비 심리는 벌써부터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고, 한국 방문을 포기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2만명이 넘는 등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이다.

사스나 세월호 여파로 민간소비와 함께 관광 수입, 수출 등이 큰 타격을 받았던 지난 상황과 닮은 꼴이다.

유통가에 본격적으로 메르스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1분기 매출 성적은 그나마 선전했지만, 6월에 선 유통가는 메르스로 인한 매출 악화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심
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유통가에 본격적으로 메르스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1분기 매출 성적은 그나마 선전했지만, 6월에 선 유통가는 메르스로 인한 매출 악화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심 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문제는 메르스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냐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끌다가는 사스, 세월호의 충격이 다시 재현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사스가 창궐했던 지난 2003년 중국과 홍콩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사스 발생 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 10.8%에서 2분기 7.9%로 3%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홍콩의 성장률도 같은 기간 4.1%에서 0.9%로 5%포인트 하락했다.

당시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사스에 따른 전 세계의 경제적 손실이 500억달러(약 55조6000억원)로 추산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사스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사스가 국내에 끼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사스에 따른 직접적 효과로 수출 피해액만 20~33억 달러, 관광 수입 피해액도 약 3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간접 효과로 8만9000~11만9000명의 고용이 줄고, 2억~9억달러의 설비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0.6% 하락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어 지난해 4월 발생했던 세월호 참사는 국내 민간소비뿐만 아니라 생산, 투자, 고용 등 내수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0.4%였던 민간소비는 세월호 참사 후인 2분기 들어 0.4%로 1% 포인트 떨어졌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세월호 참사 후 여행과 관광, 음식, 숙박 등의 매출이 급락하면서 전체 민간소비가 1조8000억원 가량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1분기 0.7%에서 2분기 0.1%로, 광공업생산도 같은 기간 0.3%에서 0.6%로 각각 하락했다. 5.3%의 증가율을 보였던 건설투자는 0.5%로 곤두박질쳤고, 일자리도 7만3000개가량 감소했다.

이 같은 내수 부진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1%에서 2분기 0.5%로 급락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사스와 세월호 사태를 비춰볼 때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 현재의 3%대 성장률도 장담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특히 메르스 사태는 지난 세월호 참사 때처럼 국내 경기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발생해 경기악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현재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아 이대로 간다면 3%대 성장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메르스를 조기 진압해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것을 막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사스, 세월호 모두 불안감이 소비를 위축시켰다”면서도 “지금의 경기 침체는 일시적 위축이 아닌 전반적인 경제성장 동력이 약해진 것이기 때문에 내수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