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럭셔리 마케팅 호황 1억넘는 침대·3000만원 와인… 저녁 한끼 50만원 호텔 ‘만석’ 소비 줄이지만 명품 선호 반영 “소비심리 살리자”유통업계 분주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억’소리 나는 초고가 럭셔리 마케팅이 뜨거워지고 있어 주목된다. 5억원이 훌쩍 넘는 시계와 1억원대의 침대, 50만원짜리 저녁 식사 등 ‘입이 쩍 벌어지는’ 가격에도 이 같은 초고가 명품들의 판매는 조금씩 증가,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유통업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경기는 불황인데도 럭셔리 소비가 꿈틀대는 이같은 현상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는 아니다. 불황 속에서도 명품 판매는 계속 유통가의 효자로 돼 왔다. 다만 요즘 트렌드는 명품의 다양화다. 소비는 줄이면서도 명품 선호도는 커지는 현상, 이를 반영한 것이다. 하나의 예로 결혼 시장에서 ‘작은 웨딩’을 추구하면서도, ‘명품 신혼여행’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는 소비 심리와도 닮아있어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본점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로저 드뷔(Roger Dubuis)’ 부티크숍에서는 벨벳 36mm오토매틱 하이 주얼리를 판매하고 있다. 케티스와 다이얼 등에 304개, 총 13.61캐럿의 다이아가 박혀있는 이 시계는 전세계적으로 단 28피스만 생산된 한정판이다. 가격은 5억원을 훌쩍 넘는다.
1억원 대의 침대도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스웨덴 명품 침대브랜드 해스텐스의 ‘비비더스’ 모델은 판매가가 1억6800만원에 이른다. 해스텐스는 지난 1952년부터 지금까지 스웨덴 왕실에 침대를 공급할 정도로 상품력을 인정받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그 중에서도 비비더스는 163년 역사의 기술을 담은 최고가격 모델이다. 제작기간도 최소 3개월이 소요된다.
여기에 3000만원이 넘는 TV(삼성전자의 88인치 SUHD TVㆍ3500만원)가 판매되고 있는가 하면 연간 500병만 생산돼 ‘가장 희귀한 부르고뉴 와인’이라 불리는 2009년산 프랑스 와인 ‘조르쥬 루미에 뮈지니 그랑크뤼’는 한 병에 3050만원에 시중에 나온 상태다.
초고가 카메라도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있는 ‘핫셀블라드’는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스웨덴의 명품 카메라 브랜드다. 디지털 카메라를 제외하고 평균 카메라 가격이 2000만원부터 시작하지만 월 평균 매출이 2억원을 넘을 정도로 인기가 꾸준하다.
한 끼에 몇 십만원은 ‘기본’인 초호화 저녁식사는 이미 만석이다. 호텔 더 플라자가 오는 21일 진행하는 미슐랭 3스타 오스테리아 프란체스카 레스토랑 오너 셰프 ‘마시모 보투라’의 단독 갈라디너는 이틀만에 총 예약분(70명)이 완판됐다. 7코스와 와인으로 구성되는 이 갈라디너의 가격은 1인당 50만원이다.
빙수철을 맞아 10만원에 육박하는 빙수도 나왔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의 금가루와 고급 샴페인으로 만든 ‘돔 빙수’는 8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권태진 현대백화점 마케팅부장은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일부 고가 명품 브랜드 판매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달 중 소비심리를 살릴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집중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