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매년 수많은 보트 난민들이 이탈리아로 향하는 가운데 이들을 더 수용하라는 중앙 정부의 요청과 더이상 난민들을 받을 수 없다는 지역 시장과 주민들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 달에만 20명 이상의 시장들이 난민들을 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임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지역 주민들과 함께 건물을 점거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이탈리아로 향하는 난민들의 수를 생각해 볼 때 이 같은 갈등은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내무부에서 관련 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마리오 모르콘은 지난해만 이탈리아에 도착한 보트 난민이 17만명에 이르며 올해에는 20만명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주간 도착한 난민의 수만 1만5000명에 이른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난민들이 이탈리아에 도착하는 방식 또한 도마에 올랐다. 화물선을 운영하는 한 회사에 따르면 100m정도 거리에 있던 난민들이 이 회사의 배를 발견하고는 갑작스레 속도를 높혀 146m짜리 화물선에 부딪힌 후 자신들의 배를 전복시켰다. 화물선의 승무원들은 곧장 22명의 난민을 구했다.

난민들을 수용하는 이탈리아 도시들 사이에서 편중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난민들이 구조되자마자 거의 가장 먼저 도착하는 시칠리에는 전체 난민의 21%가 머물고 있다. 상류층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롬바르디는 전체 난민의 9%를 수용하고 있지만 더이상은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어렵게 난민들이 정착한다고 해도 주민들은 그들에게 고운 시선을 보내지 않는다. 이미 높은 실업률과 경기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난민들은 지역의 예산을 잡아먹는 존재일 뿐이다. 파두아시 근처의 한 지역의 마시모 모몰로 시장은 지역의 한 온천 호텔을 난민 100명을 수용하는 시설로 바꾸는 데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이미 그의 지역은 건설업 침체로 실업률이 치솟은 상황이다. 그는 “난민들의 참을 수 없는 침입을 막을 것”이라며 “우리 관광 산업을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의 지도자들은 지난주 이탈리아 국경 순찰 예산을 3배로 늘리는 내용을 포함한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정치인들은 EU의 대처가 충분치 못하며 다른 국가들이 이 문제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