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대한민국 대표 국민식품’ 라면. 꼬불꼬불한 라면이 국내에 선보인 것은 1963년이다. 올해로 꼭 51년 됐다. 지난해 라면시장은 사상 첫 2조원을 돌파했다. 1970년 100억원이던 라면시장은 1998년 1조원을 넘겼고 그 뒤 15년 만에 다시 몸집이 배로 늘어나는 등 폭발적 성장세다.
국내에서 연간 34억개의 라면이 팔린다. 한국이 세계 6위의 라면시장인 셈이다. 특히 국민 1인당 라면 소비는 연간 70개 이상으로 이 부문 세계 1위다. 대한민국이 라면천국으로 바뀐 것은 조리법이 간단한 데다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를 때울 수 있고, 각양각색의 제품이 등장해 다양하고 깐깐한 소비자의 입맛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달라진 위상에도 불구하고 라면은 여전히 성인병의 주범이란 지적을 사고 있다. 왜 그럴까. ‘대한민국 대표 국민식품’ 라면을 둘러싸고 끊이질 않는 오해와 진실을 들여다봤다.
▶수프가 화학첨가물 덩어리라고 =라면에 대한 오해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수프다. ‘마법의 가루’로 통하는 수프엔 각종 첨가물이 있을 것이란 잘못된 선입견을 갖고 있다. 물론 라면 봉지 뒷면에 표기된 어렵고 복잡한 문구가 이 같은 오해를 야기할 소지는 분명히 있다.
실례로 ‘소고기맛 베이스’는 각종 화학적 첨가물의 조합이 아니라 소고기와 사골이고 부재료는 마늘과 양파, 간장과 같은 양념이다. 이를 가루로 만들기 위해 농축, 건조, 분쇄의 과정을 거칠 뿐이다. 특히 수프는 MSG 덩어리라는 오해가 많다. 그러나 농심을 비롯해 많은 라면업체들이 MSG를 뺀 수프를 사용하고 있다.
라면엔 핵산 조미료가 소량 들어간다. 핵산은 다시마, 가다랑어, 버섯 등에 많이 있는 감칠맛의 핵심 재료다. 제조법도 김치나 된장과 같은 발효 방식이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수프는 MSG가 없는데도 많은 소비자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며 “수프의 주원료 중 하나인 핵산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혈행을 개선하며 소화를 촉진하는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면이 짬뽕이나 우동보다 짜다?=라면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짠맛이다. 라면은 나트륨이 많이 들어가 짜고, 이 때문에 라면은 해롭다는 게 라면에 대한 선입견이다.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짠 음식을 좋아한다. 하지만 라면업체들은 짠맛을 내는 나트륨을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라면의 나트륨 함량은 국물을 다 먹을 경우 1700~1900㎎ 정도다. 국물을 다 마시지 않으면 나트륨 섭취량은 1000㎎ 이하로 떨어진다. 반면 짬뽕은 4000㎎, 우동 3396㎎, 열무냉면 3152㎎, 쇠고기 육개장 2853㎎으로 라면보다 훨씬 높다.
농심을 비롯한 라면업체들은 나트륨 줄이기에 정성을 쏟고 있다. 실제로 농심 라면(1식 기준)의 나트륨 평균 함량은 2007년 1963㎎에서 2012년엔 1531㎎으로 낮아졌다. 농심은 오는 2015년까지 1500㎎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팜유는 콜레스테롤을 유발한다?=라면업계에서 일부 해바라기유를 섞어 쓰지만 대세는 식물성 기름인 팜유다. ‘팜유는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심혈관 질환을 유발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통해 ‘팜유는 중성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LDL-C) 수치를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따라서 팜유의 지방 성분이 혈액 속에 흡수된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오해다. 팜유는 오히려 다른 식물성 기름보다 산화안정성이 좋고, 동물성 지방보다 100배가량 많은 생리활성물질을 갖고 있다. 라면은 신선한 팜유로 면발을 튀겨내는 ‘연속식 튀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기름을 반복해 쓰는 패스트푸드나 도넛, 치킨 등과는 완전히 다르다.
라면을 많이 먹으면 살찐다는 오해도 있다. 성인의 1일 권장 열량이 2100~2600㎉인 데 비해 라면은 평균 500㎉으로 낮다. 특히 농심 ‘야채라면’은 350㎉에 불과한 등 저열량 라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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