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노사정 대타협 시한을 넘긴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정부의 중재 능력에 따가운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노사 간 팽팽한 대립으로 회의가 진퇴양난에 빠지면서 합의 여부는 점점 더 미궁 속인데도 중재에 나서야 할 정부마져 이렇다할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노사정위원회는 7일 8인 연석회의와 대표자회의를 잇따라 열어 다시 의견 조율에 나섰지만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퇴장하면서 별 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닷새만에 재개된 노사정 회의도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일반해고 요건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등 핵심 쟁점을 놓고 노사가 한치 양보없이 맞선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성과가 낮은 근로자의 해고 요건을 명문화하고, 노조 동의 없이 불이익 변경이 가능케 하자는 정부와 재계의 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 김 위원장은 “정부가 마지막까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요건 완화에 대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며 “노동계만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합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모든 쟁점을 ‘일괄타결’ 방식으로 합의를 도출해 낸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이 요구하고 있는 두 가지 안에 대한 철회를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결국 이들 핵심 쟁점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하는 한 합의는 불가능해 보인다. 이럴 수록 중재와 타협의 묘를 살려야 하지만 정부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경제살리기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워 노사 양쪽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하는 동시에 실패 시 노사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양쪽의 의견차가 워낙 커서 타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노동계가 안을 수용해야 합의할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설령 노동계가 일부 양보했을 때 내놓을 협상안은 없다”고 지적했다.

강호상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에도 노동시장 개혁에 실패하게 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 해소, 일자리 창출 등은 더 멀어지고, 경기 침체는 더욱 장기화될 것”이라며 “타협을 이루지 못하면 노사의 입지는 좁아지고, 국가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데 노사가 일조했다는 점을 정부가 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8일 오후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노사정 협상에 대한 최종 입장을 결정한다. 이번 노총의 결정은 노사정 대타협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