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카·드론택배…구글의 무한도전

사물인터넷을 피부로 느끼는 시대 ‘왜 다시 구글인가’를 분석적으로 고찰 정보 정리·접속은 구글의 일관된 미션 많은 기업이 벤치마킹 시도하지만 성공 못하는게 구글다움이자 힘 ‘불가능해 보이는 건강한 꿈’에 도전

구글이 지난해 10월 야심작, 무인자동차를 선보이자 세계는 비로소 눈앞에 공상과학이 실현됐음을 확인했다. 2010년 구글이 무인자동차 개발 계획을 공식 발표했을 때만 해도 먼 얘기로만 여겼던 게 상용화 단계에 온 것. 당시 미디어는 구글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과연 구글이 자동차를 팔아 돈을 벌려는 것일까.

‘구글의 철학’(미래의창)을 펴낸 저자 마키노 다케후미의 생각은 다르다. 이는 구글의 미션과 맞지 않다. ‘전 세계 정보를 정리한다‘, ’전 세계인 누구나 그 정보에 접속할 수 있다’는 구글의 미션에 어울리는 수익구조는 다른 데 있다는 것이다. 구글의 전략은 운전하는 시간에 접속하게 하자는 쪽이다. 자동차 출근자의 경우 하루 3시간, 연 700시간 넘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다는 계산이다. 운전자가 운전대를 놓을 경우 시간 대부분을 인터넷에 소비할 가능성이 높다. 구글의 수익은 접속 증가에 비례해 늘어난다는 점이다.

저자가 본 구글의 또 다른 노림수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구글센서로 활용하는 것. 스마트폰을 통해 얻은 이용자의 정보 이용 데이터를 자동차를 통해 직접 얻는 것이다. 구글은 수 많은 이용자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수익을 늘리는 긍정적 관계를 형성하고 끊임없이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구글의 철학’은 그동안 나온 구글러들의 생활과 일하는 방식, 독특한 기업문화를 다룬 많은 구글 관련 책들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사물인터넷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는 현 시점에서 ‘왜 구글인가’를 다시 들여다보는 학습효과를 준다.

저자는 많은 기업들이 구글처럼 되길 꿈꾸며 구글을 벤치마킹했지만 따라가지 못한데 오히려 구글의 위대함이 있다고 본다.

즉 껍데기만 흉내낸 데 불과하다는 것이다. 저자가 구글의 힘의 원천으로 본 것은 구글의 철학, 구글의 미션이다. ‘정보 정리’와 ‘정보 접속’의 구글 미션은 모든 비즈니스와 수익의 잣대가 되며 구글러들에게 일체화돼 있다.

에릭 슈미츠 회장은 최근 펴낸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김영사)를 통해 ‘구글다움’의 시작을 알린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했다.

2002년 5월 래리 페이지는 구글 사이트를 뒤적이다 충격을 받았다. 검색어와 상관없는 광고들이 수없이 뜨면서 검색기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검색어에 어떤 광고가 가장 효과적인지 알려주는 광고프로그램 에드워즈가 때로 구글 사용자들에게 쓸데없는 메시지를 강요한다는 사실에 그는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이런 문제점이 생기면 정상적인 기업은 당장 제품 담당자를 호출하고 긴급회의를 소집했을 테지만 래리는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너저분한 광고로 도배된 페이지를 인쇄해 주방벽 게시판에 붙였다. 그리고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그 다음주 월요일 새벽, 엔지니어 한명이 이메일 한통을 발송했다. 그와 몇몇 동료가 벽에 붙은 래리의 글을 보고 공감했다는 내용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쓸 만한 의견을 첨부시켜 보낸 것이다. 이들이 주말 동안 매달린 핵심은 ‘온라인 광고의 품질’을 측정하는 일이었다, 이는 구글 에드워즈 엔진의 기초가 됐고 수십억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확대됐다.

마키노 다케후미 역시 여건이 비슷한 IT기업들과 비교하며 구글이 무엇이 다른가를 집어낸다. 미래를 내다봐야 하는 IT기업들에게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은 실패할 확률 또한 높은 게 사실이다. 구글은 서비스 개발에 고객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즉 구글 랩에 아직 정식 공개되지 않은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고객의 이용 데이터 추세는 구글이 서비스를 지속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한다. 버릴 것은 빨리 버린다. 구글의 성공률은 50%다. 저자는 또한 소비자의 잠재된 원츠(wants)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 있어 구글은 탁월하다고 본다. 구글러들은 스스로 소비자가 돼 진지하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탐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대부분 기업이 현재의 니즈(needs)만 좇는 것과 다르다.

구글의 꿈은 흔히 ‘불가능을 무시하는 건강한 꿈’이란 말로 설명된다. 통신망이 없는 아프리카인들에게 인터넷을 보급하겠다는 계획으로 거대한 풍선에 통신기기를 매달아 성층권으로 띄워 보내기도 하고, 로봇을 이용한 택배 시장에 뛰어들기도 한다. 전 세계 책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구글 북스 프로젝트가 가속화하고 있다. 구글이 무엇을 내놓을지 구글도 모른다는 ‘구글 X-프로젝트’도 있다,

다케후미는 이런 구글의 불가능해 보이는 건강하고 큰 꿈을 구글의 성장동력으로 본다. 불가능한 꿈을 꿀 때 더 많은 지혜가 모이게 되고 실현가능성으로 한 발짝씩 나아가게 된다는 얘기다.

이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