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 기자]중국 전자상거래 분야의 대명사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해 9월 자신의 회사가 뉴욕증시에 상장된 시점을 전후해 45일 간 159억달러(997억위안ㆍ한화 17조6400억원)를 벌었다.
올들어 중국에는 이처럼 단숨에 큰 돈을 번 신흥거부(巨富)가 급증했다. 억만장자 클럽에 새로 얼굴을 내미는 이도 부지기수다. 자산 10억달러(60억위안)를 넘겨 소위 ‘1조클럽’에 입성한 중국 부호는 최근 5개월 새 5배 이상 늘었다. 대부분 자수성가형 부자다. 마 회장의 뒤를 잇는 ‘포스트 마윈’으로 불릴 만하다.
▶ 폭증하는 대륙의 ‘1조클럽’ 뉴(New) 리치=중국 후룬연구소가 정기적으로 내놓는 ‘부자 보고서’를 보면 대륙부호의 증가세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지난 1월 17일 기준으로 집계한 중국 빌리어네어 중 올해 새로 이름을 올린 자산 10억달러(60억위안가량ㆍ한화 1조1000억원) 이상 거부는 IT관련기업 렌스(Lens)의 저우췬페이(周群飛) 등 106명이다. 5개월 전인 2014년 8월엔 21명이었다. 재작년 8월엔 10명에 불과했다.
이에 맞춰 신흥부호의 자산합계도 2013년 203억달러→2014년 357억달러→2015년 1월 1434억달러로 크게 늘었다. 이들의 평균자산 규모는 재작년 20억4000만달러에서 올해 13억5000만달러 정도로 줄었다. 기준치 이상 자산을 보유한 새 부호의 층위가 두터워지면서 평균은 낮아졌다.
올해 대륙 뉴리치의 또 다른 특징이 있다. 순수한 자수성가 부호 비율이 압도적이다. 106명 중 103명(97%)은 후룬연구소가 올해부터 자체적으로 매긴 자수성가 등급 중 ‘5급’에 속했다. 이는 가족ㆍ친척ㆍ지인 누구에게도 손 벌리지 않고 자신의 힘만으로 창업했고 부자가 됐단 의미다. 반대로 이 등급 1급은 ‘상속받은 재산만으로’ 부를 일군 부호들이 해당한다. 106명 중에선 1명만 포함됐다.
▶신흥 부호의 돈맥…연해지역 기반, 미개척분야ㆍ사회 트렌드 따라잡아=새 억만장자가 가장 많이 탄생한 곳은 중국 동부 해안 ‘연해(沿海)지역’이다.
최근 중국 최대부호로 올라선 한넝그룹 리허쥔(李河君ㆍ보유자산 260억달러)의 고향이기도 한 광둥(廣東)성에 둥지를 튼 부호가 2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의 자산합계는 278억달러다.
여기엔 식품기업 하이톈(海天味業)의 팡캉(龐康ㆍ자산 27억달러)과 전자상거래업체 vip숍의 션야(沈亞ㆍ자산 16억달러) 등이 포함됐다. 1인 당 평균 자산규모는 14억달러다.
동북 연안에 접한 수도 베이징의 새 부자는 16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자산합계는 205억달러, 한 사람 당 12억8000만달러를 갖고 있다. 화학ㆍ제약업체 엘리온리소스(Elion Resource)의 왕원뱌오(王文彪ㆍ자산 18억달러)도 이곳에서 부자가 됐다.
이 밖에 저장(浙江)성(10명)ㆍ상하이(9명)ㆍ산둥(山東)성(7명)ㆍ장쑤(江蘇)성(6명) 등 연해 6개지역에서 일가를 이룬 새 부자는 68명으로 전체 64%를 점했다. 이들 자산합계도 889억달러로 62%를 차지했다.
아울러 이들 신흥 부호는 주로 신(新)기술 분야 등 미개척지를 파고 들거나 사회 트렌드를 따라잡으며 큰 돈을 거머쥐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온라인소매 등 범 IT분야다. 뉴 리치 12명이 여기서 돈을 벌었다. 이들 자산을 합치면 205억달러에 달한다. 1명을 뺀 모두가 연해지역에 둥지를 틀었다. 평균연령은 46.5세다.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2억명을 넘어선 만큼, ‘고령화’ 트렌드에 주목한 제약ㆍ의료 분야 신흥 억만장자도 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자산합계는 111억달러다. 부동산 등에서 돈을 번 새 부자들도 20명으로 조사됐다.
▶부호 창출의 힘?…‘공산당 장학생’ 60% 육박=이들 뉴 리치의 또 다른 특색은 정치권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다. 새 억만장자 106명 중 58%(62명)가 당원 혹은 민간자격으로 중국공산당에 직ㆍ간접적으로 발을 담고 있다. 이들 보유자산 비율도 전체의 60%정도로 조사됐다.
소위 ‘공산당장학생’으로 불리는 62명 가운데 정식 공산당원은 19명이었다(이하 중복집계 기준임). 전국 또는 지역단위 인민대표대회(헌법상 최고권력기구) 대표는 최소 24명이 역임했거나 현직으로 있다. 실질적인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전국 공산당 대표대회 대표 출신도 1명 있다. 공산당 국정 자문기구역인 인민정치협상회의 소속도 22명으로 집계됐다.
중국 공산당은 부자를 원하는 이들의 창업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해외유학 고급인력의 귀국 및 창업을 적극 추진한 천인계획(千人計劃)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창업자의 활로를 확실히 열어주면서도 비윤리적 행태는 ‘예외없이’ 규제하기도 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경영자들 간 기업가정신 확산정도’를 평가한 항목에서 중국은 세계 60개국 중 15위였다. ‘기업의 윤리적 관행 실행’에서는 27위였다. 한국은 각각 42위와 48위였다. 이를 포함한 전체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도 한국은 중국에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력 넘치는 중국의 신흥부호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을 공략할 날이 코앞에 다가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