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1984년 내셔널지오그래픽 표지에 실린 초록눈을 한 한 소녀 사진은 보도사진 역사 상 가장 인상적인 사진으로 손꼽힌다. 사진 속 아프가니스탄 소녀 샤르밧 굴라의 적대감을 품은 도발적 눈빛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는데 적지않은 영향을 줬다. 이 사진 한장으로 사진가 스티브 매커리는 로버트 카파상을 수상했다.
사진 속 주인공이 30년만에 초로의 모습을 한 채 찍힌 사진이 언론에 공개돼 주목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난민촌에 있는 샤르밧 굴라의 새로운 사진이라며, 지치고 무표정한 중년 여성의 얼굴사진을 공개하고 “그가 이번에는 파키스탄사람들의 적대감의 상징이 됐다”고 소개했다.
앞서 파키스탄 언론이 24일 공개한 이 사진은 국가 신분증(CNIC)에 넣는 사진으로, 외국인 신분인 아프가니스탄인은 정상적으로 발급받을 수 없다.
파키스탄에 있는 약 300만명 아프간 난민들은 이 ID카드를 얻기 위해 파키스탄 정부에 뇌물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프간 난민들은 현지에서 부동산 구입, 은행계좌 보유가 가능하다. 이들은 뇌물과 서류 위조를 통해 CNIC를 얻어 난민 신분을 벗게 된다.
파키스탄 국가데이터베이스ㆍ등록국(NADRA) 관계자는 “지난해 8월에 굴라의 CNIC를 발견, 사용을 정지시켰다”며 “아프간인 2만2000명 이상의 불법 ID 카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굴라의 아들로 추정되는 두 남성도 CNIC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프가니스탄인들은 1979년 옛 소련의 침공으로 대거 파키스탄으로 이주해 살고 있다. 러시아 군 철수 뒤 아프가니스탄에 내전이 발발한 1989년 이후 파키스탄 내 이주 난민 수는 급증했다.
2001년 이후 수백만 아프간인들이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이후 현재까지 250만명 이상이 30년에 걸쳐 파키스탄에 체류하며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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