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죄 위헌 결정[헤럴드 리뷰스타 = 전은혜 기자] 헌법재판소가 26일 간통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자 콘돔 제조업체의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았고, 피임약 제조업체 등도 ‘간통죄 폐지 테마주’로 언급되며 들썩였다.반면 보수 성향의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실에는 하루 종일 ‘간통죄를 폐지하면 안 된다’라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26일 코스닥시장에서 콘돔 제조업체 유니더스는 장중 내내 2800원 선을 오르내리다 헌재의 위헌 판결이 발표되자마자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해 31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니더스 주식 거래량은 약 323만4000주로 전날(약 32만6000주)의 9.9배로 급증했다.특히 총 거래량의 13%가 넘는 42만여 주가 헌재 결정 직후인 오후 2시 21분경에 체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후피임약 ‘노레보’ 등을 생산하는 현대약품 주가도 이날 9.74% 급등한 2985원에 마감했다. 현대약품도 오전 내내 하락세를 이어가다 유니더스와 마찬가지로 오후 2시 25분 이후 가파르게 치솟았다.증권가에서는 이 밖에 발기부전 치료제 제조업체를 비롯해 아웃도어업체, 여행업체 등이 간통죄 폐지의 수혜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일부 종목의 주가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간통죄 폐지가 해당 기업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며 섣부른 테마주 투자를 경계했다.여성단체들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이었지만 일부에서는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등 진보 여성단체들은 이날 헌재 결정에 대해 “위헌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간통죄가 가정이나 여성 보호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문송희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개인 간의 문제를 국가가 관리한다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아 헌재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아직도 우리 사회의 약자인 여성들 사이엔 간통죄 존속을 원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고 전했다.여성계와 법조계에서는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배우자의 외도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은 없지만 부정행위에 대해 징벌적 보상제도가 있다”며 “우리도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3월 문을 여는 여성가족부 산하 ‘양육비이행관리원’은 이런 문제를 보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관리원은 이혼 시 전 배우자가 양육비를 주지 않을 경우 국가가 나서 채권 추심, 상담, 소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수십년 진통 끝에 간통죄가 폐지됐다. 간통죄 자체가 부부 관계를 전제로 하는 만큼 이번 결정은 가사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6일 헌법재판소가 간통죄 처벌을 규정한 형법 241조에 대해 위헌이라고 결정하자 법조계에서는 가사소송의 증거조사 절차 등이 다소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한 가사전문법관은 “간통죄가 있을 때는 수사기관에서 부정한 행위의 증거를 수집해 법원에 넘겼다”면서 “이제는 변호사가 증거를 직접 많이 모으려 하면서 법원의 증거수집 방법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정법원 판사는 “간통죄 증거는 가사소송에서 확정적 증거가 됐다”면서 “앞으로는 가사소송의 증거조사 절차가 좀 더 길어지고 집중적으로 심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판사는 다만 “가사소송에서 부정한 행위의 범위는 간통보다 넓고, 간통 혐의가 불기소돼도 위자료를 인정해온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판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전주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간통죄가 폐지되면 법원에서 간통 현장 사진 같은 명확한 증거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이혼 사유 등을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전 변호사도 “통상 혼인관계의 파탄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은 간통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해도 제반 사정을 종합해 인정했기 때문에 판결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위자료 액수를 높이는 등 법원이 후속 조치를 내놔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김영미 법률사무소 세원 변호사는 “법원에서 위자료 액수를 확 높여서 간통 행위자에 대해 형사 처벌을 하지 않더라도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 변호사는 “위자료를 정할 때 경제적 능력을 주로 감안하다보니 심지어 2만∼3만원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 결정이 간통 행위자에 날개를 달아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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