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천주교가 사형제도 폐지 입법화를 촉구하는 현직 주교 26명 전원과 수도자, 평신도 8만5637명의 서명을 국회에 전달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24일 오전 11시30분 국회정론관에서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7대 국회와 18대 국회에 이어 세 번째로, 천주교는 생명과 평화의 첫 걸음인 사형폐지를 줄곧 촉구해왔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30일 이후, 17년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실질적 사형폐지국이지만 법과 제도상으로는 존재한다.
전 세계적으로 사형집행국은 매년 줄고 있는게 현실이다. 2013년에는 198개국 중 오직 22개국만이 사형을 집행했다. 이미 전 세계 193개국 중 140개국이 법률적 또는 실질적으로 사형제도를 폐지했고 사형을 집행하고 있는 국가는 20여 개국에 지나지 않는다.
천주교를 비롯한 불교, 기독교, 원불교 등이 함께하는 사형폐지범종교인연합도 지난 2000년부터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 왔으며, 시민단체들도 여기에 동참해왔다.
정의평화위원회는 이번 사형 폐지 서명 전달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은 생명과 평화를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국가로서 또, 전 세계의 사형폐지라는 UN의 목표에 동참하는 차원에서도, 사형폐지 입법을 통해 그 무거운 책임을 실천해야 할 때”라며, “ 참혹한 범죄가 발생했다고 똑같이 참혹한 형벌로 응징하는 폭력의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 범죄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구조적인 모순을 찾아내어 애초에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리 국회에서는 지난 15대 국회부터 18대 국회까지 총 6건의 사형제도폐지특별법이 발의 된 바 있다. 17대 국회에서는 전체 의석수의 과반이 넘는 의원들이 공동발의를 하였고 18대 국회에서는 여야 총 3건의 법안이 발의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 한번 못 해보고 회기 종료와 함께 매번 자동폐기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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