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국가가 법률로 간통을 처벌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간통죄 처벌 규정은제정된지 62년 만에 폐지됐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26일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형법 241조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2건의 위헌법률심판 사건과 15건의 헌법소원심판 사건을 병합해 이 같은 결정을 선고했다.
헌재 결정으로 형법 241조는 즉시 효력을 잃었다. 헌재법에 따라 종전 합헌 결정이 선고된 다음 날인 2008년 10월 31일 이후 간통 혐의로 기소되거나 형을 확정받은 5천여명이 구제받을 수 있게 됐다.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불륜이나 가사소송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간통죄가 폐지된다고 해서 법원이 불륜을 인정하는 건 아니다.
민법 제840조는 이혼 청구가 가능한 원인으로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엔 불륜이 포함된다.
간통죄가 폐지로 인해 형사처벌은 할 수 없을 뿐이다.
사실 최근 간통죄는 유명무실한 법조항에 가까웠다.
형법 제241조는 간통죄를 기혼자가 배우자 이외의 자와 성관계를 맺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죄가 인정되면 벌금형 없이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해 양형이 센 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실형은커녕 재판까지 가기도 어렵다. 검찰에 접수된 간통사건 10건 중 7건은 불기소 처분으로 끝난다.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거의 대부분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또한 간통죄가 폐지면 이혼소송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우려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간통죄가 위헌이 됐지만, 이혼에 있어서는 (존폐 여부가)무의미하다”면서 “대법원 판례도 부정행위를 간통보다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법조계에선 간통죄 폐지로 이혼소송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명숙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은 “동성동본 금혼 조항이 위헌 결정이 내려질 때 우려와 반대가 많았지만 폐지된 이후 동성동본 결혼이 폭증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인철 변호사도 “바람피운 배우자를 처벌받게 하려고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간통죄로 고소하는 일이 많았다”면서 “오히려 이혼소송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간통죄가 없어진 대신 이혼 시 위자료를 높이거나 다른 구제방안을 마련하는 편이 낫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미국처럼 간통을 민사상 손해배상으로 해결하는 게 합리적이란 지적이다. 이 회장은 “간통죄로 형사처벌 못하는 대신 위자료로 더 보상해줄 수 있는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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