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수십억 원의 빚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무자를 살해하고 그 아들을 다치게 한 80대 남성이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이현경)는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80대 남성 최모 씨에게 징역 18년과 벌금 300만원을 7일 선고했다.
최 씨는 지난 5월 50대 여성 A 씨가 사는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 1층 엘리베이터에서 흉기를 휘둘러 A 씨를 살해했다. 또 옆에 있던 A 씨의 20대 아들을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치고 전치 8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범행 이후 최 씨는 근처 지구대를 찾아가 자수했다.
최 씨는 A 씨에게 40억원 상당의 돈을 빌려준 뒤 2019년부터 빚을 갚으라고 독촉했으며, 고액의 이자 부담을 지고 있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최 씨는 재판 과정에서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계획적 범행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채권·채무 관계에 대한 분노가 있어도 피고인이 흉기로 급소를 찔러 살인한 점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할 수 없다. 또 다른 피해자는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입었다"며 "유가족들은 소중한 가족을 잃어 고통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나이가 많은 데다 현재 건강이 좋지 않다"며 "살인 이후 경찰에 바로 자수한 점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