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윤현종 기자] #1. 남상국(가명ㆍ49)씨는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남 씨가 거주하는 고덕동 단독주택은 현재 재건축 사업이 진행중이다. ‘토지 등 소유자’인 그가 보유한 이 집의 대지지분은 188㎡다. 재건축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남 씨는 116.94㎡(구 35평형) 아파트 한 채와 8억3000만원 가량을 ’덤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남 씨의 집 시세는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교할 경우 수익률은 무려 81%에 달한다. 남 씨가 속한 구역은 부동산 경기하락을 예상한 추진위가 현 시세와 거의 일치하는 분양가를 서울시 재건축ㆍ재개발 클린업시스템에 입력해 ‘사업성 뻥튀기’논란에서도 자유롭다.
#2. 박현석(가명ㆍ48)씨는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 한 재건축 예정인 주공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가 사는 곳은 용적률 274%로 재건축될 예정이라서 사업성이 좋은 편에 속한 아파트다. 하지만 박 씨가 소유한 대지지분은 70㎡에 불과하다. 재건축시 116㎡ 아파트와 3000만원 가량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남 씨의 경우와 같은 방식으로 따져본 수익률은 35% 선이다.
서울 강동구 인근에 숨은 황금알을 낳는 고수익 부동산이 있어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 주변에서 재건축을 추진중인 고덕1지구, 2-1지구, 2-2지구 등 3개 단독주택 단지다. 이들 고수익 부동산으로 불리던 둔촌동 주공아파트보다 수익률이 무려 2.5배나 웃도는 로또 재건축 단독주택이다.
실제 헤럴드경제가 4일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 단독주택지구내 A단독주택와 재건축 예정인 둔촌동 인근 B주공아파트의 자료를 분석해 수익성을 추산했다. 두 지역 간 거리는 6.5㎞로 가까운 편이며 모두 지하철 역세권에 자리했다. 여기에 최근 국토해양부에서 발표한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 계획안까지 감안하면 두곳 모두 더블역세권에 속하는 이른바 금싸라기 주택들이다. 조사 결과, 8억원으로 대지지분 188㎡짜리 단독주택을 사들여 재건축한 뒤 117㎡ 아파트를 무상제공 받을 경우, 예상수익금은 6억4600만원으로 수익률이 무려 80.75%에 달한다. 반면 현시세 5억4000만원하는 대지지분 70㎡ 규모의 둔촌동 B주공아파트 59.4㎡(구 18평형)를 매입한 뒤 재건축해 116㎡ 크기의 아파트를 분양받을 경우 예상수익금은 1억9000만원 선으로 35%의 수익률를 기록한다. 총투자금 기준으로 한 재건축 수익률 비교에서 단독주택이 주공아파트보다 배 이상 상회하는 셈이다.
특히 현재 매입가에서 재건축시 돌려주거나 되받게 될 ‘추가분담금’을 뺀 실투자금 기준으로 추산한 수익률은 A단독주택이 B주공아파트의 5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같은 조사결과를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새 아파트 입주 때까지는 투자금을 적어도 5년간 묻어둬야 하는데, 그때까지 발생할 금융비용이나 기회비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고덕동 인근 A단독주택과 둔촌동 주변 B주공아파트의 재건축 수익률이 이처럼 큰 격차를 보이는 주된 이유는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을 판가름하는 대지 지분 때문이다. 재건축 사업의 경우 가구별 대지지분은 구역내 토지면적을 소유주 숫자와 가구별 보유평형을 고려해 나눈 몫으로 결정된다. 이는 또한 재건축 사업에서 무상입주면적과 추가분담금 산정의 기준이 돼 사업성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다.
대지지분이 클수록 재건축사업 뒤 조합원이 무상입주하게 되는 아파트의 평형이 커지며, 이에 따라 추가분담금이 줄어들거나 되돌려 받는 환급금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동구 A단독주택지구의 대지지분은 둔촌동 B주공아파트의 2.7배에 달한다. 실제로 부동산업계에서도 재건축 지역의 시세는 대지지분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대지지분이 넓을 수록 평가액이 높을 공산이 크기때문에 재건축사업 수익성에 장점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