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지난 2012년 한국에 방문했을 당시 팬들이 ‘떼창(많은 관객들이 같은 노래를 함께 부르는 것을 가리키는 은어)’을 하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한국 관객들은 매우 열정적이었죠. 그 때 느꼈던 벅찬 감정을 기대하며 한국에 오게 될 것 같아요.”
해외 팝스타들 사이에서 한국 팬들의 ‘떼창’은 내한공연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다음 달 10일 서울 서교동 예스24 무브홀에서 첫 단독 내한공연을 벌이는 미국의 팝스타 크리스티나 페리(Christina Perri) 역시 지난 2012년 ‘레인보우 페스티벌’ 참여를 위해 방문했던 한국에서 접한 ‘떼창’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기자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나눈 페리는 내한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전하며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페리는 “지난 내한 때 한국 팬들로부터 너무나도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당시 방문한 장소들과 팬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한다”며 “다시 내한하게 돼 기쁘고, 한국 팬들이 이번 공연을 기쁘게 즐겨줬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페리는 극적인 데뷔 과정으로도 유명하다. 카페 종업원으로 일하는 무명의 뮤지션이었던 페리의 데뷔는 우연처럼 이뤄졌다. 지난 2010년 페리의 친구가 미국 폭스 TV의 댄서 오디션 프로그램 ‘소 유 싱크 유 캔 댄스(So You Think You Can Dance)’에 출연해 페리의 노래 ‘자 오브 하츠(Jar of Hearts)’를 배경음악으로 춤을 춘 것이 시작이었다. 이를 계기로 유명세를 탄 ‘자 오브 하츠’는 미국에서 30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영국 싱글 차트 3위에 올랐다. 이후 페리는 정규 1집 ‘러브스트롱(Lovestrong)’, 영화 ‘트와일라잇: 브레이킹 던’의 OST ‘어 사우전드 이어스(A Thousand Tears)’, 정규 2집 ‘헤드 오어 하트(Head or Heart)’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했다.
페리는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 하고,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들에 도전해야 한다”며 “누군가의 앞에서 노래를 하고 공연을 하는 일은 굉장히 떨리는 일이지만 긴장을 좋은 감정이라고 생각하며 이겨내 자신 만의 특별함을 만들고 유지해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에 의해 바뀌게 되고, 결국 나 자신을 잃게 된다”고 자신의 성공 비결을 전했다.
페리는 지난해 정규 2집 ‘헤드 오어 하트(Head Or Heart)’를 발매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 페리는 정규 2집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라이브를 선보일 전망이다.
페리는 “‘헤더 오어 하트’는 신뢰와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고, 이 앨범에서 나 자신에게 던진 질문은 ‘사랑은 머리로 하는가 가슴으로 하는가’였다”며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들을 겪은 시기에 만든 앨범이어서 특별하다”고 앨범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가슴으로 느낄 때와 머리로 느낄 때 음악을 만들었고, 그래서 곡들에 이중적인 부분이 있다”며 “투어 중에 답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한 것 같다. 이번 앨범에는 나 자신을 알아나가면서 믿어가는 여정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영화 ‘트와일라잇: 브레이킹 던’의 OST ‘어 사우전드 이어스’는 페리를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만든 곡 중 하나이다. 최근 그는 피터팬을 주제로 만든 영화 ‘팬(Pan)’의 OST에도 참여하는 등 영화계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페리는 “아틀란틱 레코드와 계약을 체결한 뒤 사무실에 방문한 일이 있는데, 벽에 ‘트와일라잇’ OST 포스터가 붙어있어서 ‘내가 저 시리즈의 팬’이라고 말을 한 적이 있었다”며 “영화 관계자가 내 말을 기억하고 ‘브레이킹 던’ OST 참여를 먼저 제의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정말 기뻐서 쓰러지는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공교롭게도 페리의 내한 공연 이틀 전인 3월 8일에 에드 시런(Ed Sheeran)도 내한공연을 벌인다. 시런은 페리의 2집 수록곡 ‘비 마이 포에버(Be My Forever)’를 함께 부른 인연을 가지고 있다.
페리는 “시런과 자주 연락하는 친한 사이인데 나와 비슷한 날에 내한공연을 벌인다는 사실은 몰랐다”며 “시런은 정말 착하고 좋은 친구이고, 그런 친구와 함께 음악을 할 수 있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시간되면 한국에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페리는 “내한공연에선 지난해 북미지역과 유럽에서 벌였던 투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며 “지난해보다 조명, 악기, 밴드, 의상에 많은 신경을 썼기 때문에, 내 공연을 이미 접한 팬들이더라도 다시 공연장에 오면 200% 만족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