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부모XX라고 나에게 해주는 것이 뭐가 있냐” “공부하라고 머리 때리는 애미X, 내가 죽여 버리고 만다”
한 유명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카페에 올라온 글이다. ‘마더파터 안티카페or팬카페’라는 이름의 카페는 지난 2009년 개설돼 회원수가 600명이 넘는다.
게시된 글은 대부분 부모를 대상으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이다.
반찬을 남긴다고 나무라는 어머니를 ‘XX년’으로 부르며 조금만 더 나이를 먹으면 반드시 (어머니를)죽여 버리겠다는 글은 평범한 수준에 속할 정도다.
초ㆍ중ㆍ고교생으로 보이는 카페회원들은 이런 욕설 글을 작성하고 다른 회원들은 이에 동조하며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청소년들 사이의 패드립(패륜과 애드리브의 합성어로 부모나 어른을 욕설 및 성적 비하의 소재로 삼는다는 의미)이 일부 개인 간 문제를 넘어 커뮤니티의 형태로 무분별하게 공유, 활성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패륜카페들이 부모와의 대화단절로 소통의 채널을 잃은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패륜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이 과거 몰래 부모나 스승에 대한 험담이나 욕설을 하던 것이 인터넷을 통해 서로 공유되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고 이는 부모에 대한 존경심은 물론, 가족유대감까지 약화시켜 끔찍한 패륜범죄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패륜범죄의 단초가 될 수 있는 패륜카페에 대한 단속이나 제재는 미흡한 상황이다. 위 카페도 2009년에 개설됐지만 포털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는 없었다. 패륜카페에 대해 법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방송심의위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통해 명백히 문제가 될 만한 카페 등에 대해서는 이용정지 등의 조치를 내리고 있지만 포털사이트 카페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포털운영자의 판단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포털사이트 관계자도 “패륜내용 글 자체만으로 불법성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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